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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물산업 허브로]<4>물포럼 끝나면,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

국가산단에 융합단지…실증실험·기업 육성 최적지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가 국가산업단지 내에 조성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국가산업단지와 물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매일신문 DB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가 국가산업단지 내에 조성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국가산업단지와 물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매일신문 DB

'물의 올림픽'인 대구경북 세계물포럼(4월 12~17일)이 끝난 뒤 대구시는 물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바로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이다. 대구시는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등 굵직한 이벤트를 개최하고도 후속 사업이 미흡해 단발성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세계물포럼의 경우 정부가 뒷받침을 하는 물산업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계획돼 있어 이 같은 비판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대구시는 물산업 클러스터를 반드시 성공시켜 명실상부 '물의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물산업 클러스터

물산업 클러스터는 2017년까지 국비 2천500억원 등 총 사업비 3천100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64만5천㎡ 규모에 각종 물산업 R&D와 생산시설이 융합된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2010년 녹색성장위원회가 '물산업 육성 전략'으로 2020년까지 약 3조2천여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고, 2012년 환경부가 물산업 특화지구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윤곽이 잡혔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대구지역 공약으로 이 사업을 약속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기술성, 정책성, 경제성에서 타당성을 확보했다. 올 3월부터 설계, 시공, 착공을 통해 2017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물산업 클러스터에는 ▷물 관련 기업 집적단지 ▷물산업 기술 실증화 시설(공업용수 정수장, 정수'하수'폐수 재이용을 통한 수처리 테스트베드 조성) ▷물산업 진흥시설(물융합 연구동, 산학캠퍼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선다. 대구시는 이곳에 100여 개 물 관련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물산업 클러스터는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

◆최적의 입지

대구시는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올 1월 환경정책과 내에 사무관을 팀장으로 하고 8명으로 구성된 '물산업클러스터추진팀'을 별도로 만들었다. 4월 세계물포럼이 끝나면 인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대구는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원수와 하수, 폐수를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실증실험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국가산업단지는 인근 낙동강에서 일일 2만t의 원수를, 주변 아파트에서 배출하는 일일 9천t의 생활하수를, 국가산단에서 발생하는 일일 1만t의 폐수를 확보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가산업단지에는 연구기관이 원수, 하수, 폐수를 입맛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했다.

클러스터의 특성상 다양한 물기업들이 모이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 관련 부품 및 소재의 중소 물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들어오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가산단이 전자'통신, 첨단기계, 미래형자동차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주요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사업과 연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금까지 두산중공업, 효림산업 등 물기업을 비롯해 경북대 등 대학, 대구테크노파크 등 연구기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물기업 육성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시 김부섭 녹색환경국장은 "해외 물시장 진출을 위해 세계물포럼을 적극 활용하겠다. 세계물포럼을 개최하기 전까지 별도의 팀을 구성해 클러스터 조성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다"고 했다.

◆기업들도 큰 기대

지역의 물 관련 기업들도 클러스터 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소기업 수준인 지역의 물기업들은 지금까지 기술 실험을 위해서는 외부 연구기관에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외부 연구기관이 대구가 아닌 울산이나 창원 등지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물과 관련된 각종 실험이 가능한 실증화 시설이 갖춰지게 되면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3.3㎡당 분양가격이 90만원대여서 클러스터 내로 이전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폐수에 함유된 부유물질을 분리하는 원심분리기 제조회사인 ㈜로얄정공 박재덕 대표는 "물 관련 화학실험연구소가 없어서 타 지역 연구소에 의뢰를 많이 했는데, 거리가 멀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물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이 같은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또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관련 기업 집적효과를 볼 수 있어 공장 이전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물산업=각종 생활 및 공업용수의 생산과 공급, 하'폐수의 이송과 처리 및 이와 연관된 사업을 총칭한다.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이면서도 상하수도처럼 서비스산업이기도 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요구하고 IT'BT'NT 등 연관기술과 융합되면서 첨단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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