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선물을 줄이고, 선물을 하더라도 저렴한 것으로 하면서 유통가와 전통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백화점도 1월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자 이번 설 경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얼어붙은 경기 탓에 유통업도 꽁꽁
올해 경제가 증세와 복지 논란 속에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1월 소비자 지표는 방향성을 알 수 없는 혼조세를 보였으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1년 전보다 감소했고 일자리 상황은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디플레이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은 '증세 없는 복지' 논란에 막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1월 주요 대형마트의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15∼21% 줄었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월에 설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 1월 매출은 전년보다 대폭 줄었다"면서 "정확한 추세는 설이 있는 2월 매출과 합산해 비교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 매출도 비슷한 추세다. 전년보다 현대백화점은 5.5%, 신세계백화점은 3.6% 각각 줄었다.
1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액은 업계 전체적으로 2% 후반대의 증가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카드사별로는 1∼5%대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도 불안한 출발을 했다. 1월의 수출액은 453억7천만달러(잠정)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감소했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조업일수가 지난해 1월보다 1.5일 더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 감소율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업들도 지갑 닫는다
기업들의 선물 구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추석 때 이마트에서 선물세트 5천 개를 구매했던 한 기업은 이번 설을 앞두고는 선물세트를 3천 개만 주문했다. 거래처 중에서도 꼭 필요한 곳에만 선물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선물 단가도 낮아졌다. 최근 정부조사에 따르면 기업체 선물 단가가 평균 10~15% 낮아졌고 20만원대 한우 세트를 권하면 10만원대 과일 세트로 바꾸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선물인 한우 선물세트도 중저가가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설 선물 구입비용을 줄이고, 개인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으면서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달 2~5일 설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설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도 불과 1.9%였다. 롯데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29.3%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보다 선물세트 판매를 5일 일찍 시작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종적으로는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기존점 매출은 올 들어 5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3.8%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한 설 체감 경기를 묻는 한 여론조사 결에 '지난해와 비슷'(48.9%), '악화'(31.7%), '매우 악화'(12.2%), '개선'(7.2%) 순이었다.
'악화되었다'(43.9%)는 응답은 전년 대비 2.7%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대기업이 40.4%, 중소기업이 45.7%로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는데 연봉제 실시(41.7%), 지급 규정 없음(31.7%), 지급여력 부족(21.7%) 등이 이유였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법정 공휴일 외 추가 휴무를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추가 휴무 이유를 조사한 결과, '취업규칙'단체협약상 명문화 돼 있다'(45.7%)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추가 휴무를 제공하는 기업 가운데 대기업은 73.1%, 중소기업은 37.8%가 추가 휴무 규정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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