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950년대 미군 골프 돕던 최갑윤 캐디 1호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캐디'의 어원과 역사

초창기 캐디 모습.
초창기 캐디 모습.

캐디(Caddie, Caddy)라는 단어의 유래는 개스콘 옥시댄 캡데스(Gascon Occitan capdeth) 혹은 Capdeth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단어의 의미는 '어린 소년의 대장 혹은 두목'을 의미하는데, 후에 불어에서 꺄데(Cadet)로 변형되었다. 15세기 프랑스 군대에 복무하던 꺄데 드 가스꼬뉴(Cadet de Gascogne) 대위의 이름과 연관 짓기도 하는데, 인물과 단어의 연관성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없고 여기서 유래되었다는 설만이 있을 뿐이다. 아무튼 꺄데(Cadet)라는 단어가 이후 1634년에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Caddie 혹은 Cadie라는 단어로 처음 등장하면서 점점 '가방을 옮기는 사람이나 이를 위해 고용된 모든 사람'을 의미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스코틀랜드 비운의 여왕인 '메리(Mary) 여왕'이다. 메리 여왕은 아버지 제임스 5세의 병사로 인해 생후 9개월 만에 여왕 대관식을 치렀으며, 6세 때 프랑스 왕세자와 정략결혼으로 프랑스로 건너가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왕세자비로 또한 왕비로 교육을 받으며 생활하다가 메리 여왕이 18세 되던 해에 남편이 죽자 고향인 스코틀랜드로 돌아오게 된다. 그녀는 남편이 죽은 지 3일째 되던 날에도 골프를 치러 나갈 정도로 골프광이었는데 이 때문에 미움을 받아 쫓겨 돌아왔다는 얘기도 있다. 이때 함께 스코틀랜드로 건너오게 된 이들 중에는 프랑스에서부터 그녀를 지켜주고 경호하던 프랑스 생도들도 있었다. 100년 전인 제임스 2세 때부터 스코틀랜드는 골프게임을 국가적으로 금지하고 있던 때였다. 당시 사람들이 스코틀랜드의 공격무기였던 활쏘기 연습을 게을리하고 골프만 친다고 해서 내려진 금지령이었다. 그러나 메리 여왕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를 즐겼으며, 이때 그녀를 경호하던 프랑스 생도들이 가방과 클럽 등을 나르면서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당시 프랑스 생도들은 꺄데(Cadet)라고 불렸는데, 이후 이 단어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캐디(Caddie, Caddy)라는 영어식 단어로 바뀌면서 가방을 나르는 사람 등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정식 국내 캐디 1호는 1963년 당시의 최갑윤(당시 21세) 씨로 알려져 있다. 그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세 때인 1957년으로 그가 당시 야간 중학교에 다니면서 미군들이 골프 연습을 하는 곳에서 볼을 주워주는 대가로 1~2달러 정도의 팁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중학교를 졸업한 뒤 1960년에 개장한 서울 C.C.의 정직원이 되었다. 골프 코스가 점차 증가한 1960년대 접어들면서 캐디의 수요가 점차 늘자 여성캐디들도 나타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 캐디가 여성들의 직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벌당'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각 캐디마다 순번 혹은 다른 말로 순차 당번을 정하는데, 이 순번을 어겼을 경우 罰(벌)로 당번 일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지각(출근시간), 대기 시각 오버(배정된 티 오프 전 대기해야 하는데 늦는 행위), 무단결근, 고객 물건 분실, 경기진행미숙(보통 골프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4시간 30분 전후 안에 18홀을 마치는 것) 등 골프장마다 정해진 룰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어겼을 경우 시간 배정을 1, 2부 마지막 시각으로 배정받는다든지(이러면 하루에 한 타임밖에 나서지 못해 수입이 감소됨), 지정된 일일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캐디 업무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잔디 디보트 정리나 청소, 식수를 나르는 등 궂은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기 시각 오버에 대해 말하자면, 자신이 배정된 티 오프 시각에 맞춰 대기를 해야 하는데, 보통 배정된 시각 1시간 전에 출근해서 대기를 해야 한다. 대기하면서 도착한 백들을 내려 이름순으로 정렬하다가 30분 전에 배정된 티 오프 시각의 손님 이름이 나오면 해당 백을 카트에 싣고 나갈 준비를 한다. 이 시각을 맞추지 못하면 벌당이 나오고 각 골프장마다 규정된 추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늘 벌당을 받는 사람만 받는다고 하며, 게으른 사람은 어디 가도 똑같은 것 같다고 전한다.

도움말=신용진 월간 위드골프 발행인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