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단·국가사업·발전소 유치…머리 짜낸 지자체 곳간은 넉넉

경북 시·군 살림살이…부자 지자체 톱3 비결

참외의 고장으로만 알려진 성주는 이제 기업체들이 가장 탐내는 땅이 됐다. 대구와 바로 맞닿아있으면서 대구 성서산업단지 땅값의 10분1 가격에 해당하는 저렴한 용지 분양가가 자랑거리다. 여기다 넉넉한 입지지원 및 공장이전 보조금 등 인센티브까지 제공해 성주로 오려는 기업이 잇따른다. 이를 발판으로 성주는 경북에서 가장 살림살이 규모가 크게 불어난 지방자치단체가 됐다.

1995년 시행된 지방자치제가 성년을 맞는 가운데 지자체의 '경영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이디어를 짜내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국책사업을 따낸 지자체는 살림살이를 크게 키웠다. 증가율 차이는 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경북의 23개 시'군 모두가 지난 10년간 대체로 선전했다. 최근 10년간 '잘나갔던 시'군'은 물론, 성적이 상대적으로 처졌던 시'군도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일부 시'군은 빠듯한 인력 구조지만 '미래 전략'을 짜내는 전담 부서까지 만들면서 '시'군 간판'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성주 "성서산단 비좁으면 오세요" 신의 한수

◆역시 공장이 최고 효자

성주군은 2012년 12월 1천82억원을 들여 성주읍 학산'금산'예산리 일대 85만1천166㎡ 부지에다 제1성주일반산업단지를 만들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차부품업체들이 더 이상 공장 지을 땅이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를 결정한 것이다. 성서공단 기업들이 새로 조성하는 대구 달성공단보다는 교통 여건상 성주 쪽을 선호할 것이라고 성주군은 판단했다.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자동차부품업체들 위주로 52개 사가 눈 깜짝할 사이에 분양을 받아 입주까지 일사천리로 마쳤다. 성주군은 1천195억원을 들여 내년 3월까지 제1성주일반산업단지 인근 94만9천787㎡ 부지에 제2성주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제2성주일반산업단지는 이미 95개 사가 투자의향서를 내 분양률이 161%에 이른다. 제1'2성주일반산업단지에는 이달 기준으로 78개 사가 입주를 마쳤고 이들 기업들이 모두 1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성주군은 예상하고 있다. 성주군은 제1'2성주일반산업단지 조성이 내년에 모두 끝나면 180만953㎡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되며, 1만여 개의 일자리에다 6천억원의 경제유발 효과, 100억원의 새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우량 기업이 최근 3년 동안 성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성주군은 도내 23개 시'군 중 곳간이 가장 크게 불어난 지자체가 됐다. 10년 전 1천300억원대에 머물렀던 성주군 곳간은 10년 만에 연간 3천700억원대로 훌쩍 자라났다. 10년 만에 영양군의 한 해 재정 규모와 비슷한 예산이 성주군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제1'2성주일반산업단지의 성공적인 분양으로 성주군이 도농복합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제3성주일반산업단지도 빠른 시간 내에 추진해 성주의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울진·청도 "공장 없으면 국책사업" 야무진 선택

◆국책사업을 잡아라

원자력발전소를 잡으면서 살림살이 증가세를 성주 다음으로 크게 만들어낸 울진은 원전으로 인해 동네를 완전히 바꾼 사례다.

도내에서 가장 교통오지에 속하지만 원전 유치를 통해 발전소 주변지역 기본지원 예산만 매년 100억원 이상을 따내는 등 원전을 통해 지역의 곳간을 크게 키웠다.

울진과 거의 엇비슷하게 재정 규모 증가율을 만들어 낸 청도는 노력형 지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단지 등 뚜렷한 성장축이 없었지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따내면서 살림살이 규모를 크게 키운 것이다.

청도는 600억원대 신화랑풍류체험벨트에다 새마을발상지 테마공원, 청도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 등 무려 30여 개 사업을 새로이 만들어 내면서 재정 규모를 크게 불렸다.

게다가 180억원짜리 한국코미디창작촌 사업을 비롯해 ▷청도 시가지 전선 지중화사업(2015~2017년'120억원)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사업(2014~2020년'300억원) ▷청도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2014~2017년'169억원) ▷청도 하수관거 정비사업(2015~2018년'133억원) ▷국지도 69호선 운문령터널 건설(2013~2017년'500억원) 등 앞으로 새로 들어올 중앙정부 투자사업도 20여 개에 이른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지금까지 청도는 지역 국회의원과 호흡을 맞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 국가투자 예산 확보를 이끌어냈다"며 "향후에도 관광과 휴양이 함께하는 국내 제1의 '힐링 청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군위 이희대 기자 hdlee@msnet.co.kr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성주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

김천 신현일 기자 hyunil@msnet.co.kr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울릉 김도훈 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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