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대구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 상인회 회원 '차목원'

직접 가져오는 벌교 꼬막에 영호남 주인장 손맛

맛있는 식당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특히 여행지에서 만난 맛있는 음식점은 그 여행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정도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만난 그 음식점이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생긴다면 어떤 기분일까. 가끔씩 해외여행지에서 맛보았던, 혹은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에서 맛보았던 음식점이 체인점이 돼 들어오는 경우는 있지만 '차목원'은 좀 다르다. 식당 전체가 통째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보성 가서 먹던 맛을 대구에서도

대구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 상인회 회원들이 '차목원'을 찾은 이유는 박여석(63) 씨와 박몽룡(60) 씨의 강력한 추천 때문이었다. 박여석 씨와 박몽룡 씨는 전남 보성 출장길에 '차목원'에서 식사를 한 뒤부터는 보성에 올 때마다 무조건 차목원에서 식사를 했다. 박몽룡 씨는 '왠지 이 꼬막 음식이 대구에 오면 많은 인기를 끌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한다.

"정말 몇 년 전에 우연히 들른 식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정말 맛있었던 데다 사장님도 대구에서 전라도로 시집오신 분이라더군요. 그 뒤부터는 보성에 왔다 하면 이 집을 찾았지요. 사장님께 '언제 대구에 식당 차리게 되면 연락을 달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진짜 대구에 와서 식당을 차리셨더군요. 그래서 바로 달려와서 단골이 됐지요."

박여석 씨는 "제일 반가운 것은 이 집 음식이 장소를 옮겨도 그 맛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맛있는 꼬막 요리를 보성까지 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살이 통통 오른 꼬막의 참맛

박여석 씨와 박몽룡 씨의 말을 들으니 이 집의 음식이 매우 궁금해졌다. 차목원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메뉴는 바로 꼬막 정식이다. 가격은 1만5천원인데 상에 놓이는 음식들은 양과 가짓수에서부터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다. 삶은 새꼬막부터 꼬막야채무침, 양념꼬막, 꼬막전과 전라도식 갓김치, 낙지 젓갈, 달걀찜 등 각종 밑반찬까지 상 위에 놓이고 나면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먼저 삶은 새꼬막 하나를 먹어봤다. '살이 통통 오른 꼬막'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살이 꼬막껍데기 안에 꽉 차 있었다. 살을 입 안에 넣자 쫄깃한 살과 함께 꼬막의 육즙도 흘러나왔다. 꼬막을 무침으로만 먹었을 때 느끼지 못했던 육즙이었다. 꼬막 자체가 맛있으니 양념꼬막과 꼬막전에도 자꾸 젓가락이 갔다.

이후 밥과 함께 김, 참기름, 데친 녹찻잎을 넣어놓은 대접이 나왔다. 음식을 가져온 종업원은 "꼬막 야채무침과 밑반찬으로 나온 동초나물 무침을 넣고 비벼 드시면 된다"고 말했다. 녹찻잎이 입속을 담백하게 만들어주며 야채무침 속 꼬막의 상큼함과 어우러져 정식의 마지막을 깔끔하게 장식했다.

이 식당의 특별 메뉴로 '삼합 모듬전'이란 것이 있었다. 꼬막전, 키조개전, 소고기 육전을 모듬으로 내 놓는 메뉴다. 싱싱한 꼬막의 맛과 함께 전통적인 소고기 육전, 그리고 조개라고는 믿기지 않는 부드러운 식감을 보이는 키조개의 맛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메뉴다.

◆종업원들도 모두 데려온 식당

차목원에서 사용하는 꼬막은 1주일에 두 번씩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을 사용한다. 하지만 훌륭한 식재료도 잘 요리해야 맛이 사는 법이다. 차목원은 주문을 받으면 그때부터 꼬막을 삶기 시작한다. 유경희 사장은 "꼬막을 미리 삶아 조리하면 꼬막 속의 수분이 빠지면서 질겨지고 꼬막의 감칠맛도 사라진다"며 "조금 느리게 음식이 나가더라도 주문받은 뒤 바로 삶아내는 원칙은 꼭 지킨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꼬막을 맛있게 삶는 방법도 알려줬다.

"물 온도가 80~90℃ 사이일 때 꼬막을 넣고 한쪽 방향으로만 돌리면서 삶아 보세요. 삶다가 물속에서 공기방울이 올라오면서 몇몇 꼬막들의 입이 벌어지는 게 보일 거예요. 그때 입이 안 벌어진 꼬막을 까서 안에 핏기가 흐르는지 확인해 보세요. 만약 핏기가 흐른다면 불을 끄고 1분 정도 뜸을 들이다 건지면 육즙이 살아있는 꼬막을 드실 수 있어요."

이 식당의 음식 맛이 보성에서 대구까지 오는 동안 변하지 않은 데에는 강승오, 유경희 사장 부부의 식당에 대한 남다른 애정 덕분이다. 보성에서 하던 식당을 대구에 차리면서 보성에서 일하던 종업원들까지 모두 대구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식당 종업원들 또한 객지생활을 해야 했지만 사장 부부를 믿고 보성에서 대구로 흔쾌히 동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차목원의 단골들은 "종업원의 전라도 사투리도 정겹다"고 말한다.

아내인 유경희 사장은 대구가 고향이고, 남편인 강승오 사장은 보성 토박이다. 강 사장은 "우리 식당에 한 번 들르신 분들은 꼭 집안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한 번 더 방문하시더라"며 "그분들 입맛에도 우리 음식이 맞는 듯하다. '잘 먹고 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꼬막정식(1만5천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삼합모듬전(소 4만원, 대 6만원), 꼬막비빔밥, 꼬막된장찌개(각 8천원)

▷영업시간: 오전 9시~자정(단, 주문은 오후 9시까지)

▷규모: 90석

▷주차: 별도 주차장 있음. 30대 수용 가능

▷문의: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로176길 16, 053)768-5570

대구 큰장길 침구류 명물거리 상인회 회원들이 차목원에서 꼬막정식을 즐기고 있다.

차목원 식당의 특별 메뉴인 '삼합 모듬전'.

강승오, 유경희 사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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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기준 1테이블당 10% 할인

·이용 기간: 3월 17일까지

·문의: 053)768-5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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