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소득 작물 '풍부' 정착 지원금 '팍팍'…인생 2막 경북으로 오이소∼

경북은 전국에서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바로 경북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농'산'어촌에 사람이 몰리는 경북, 저출산'고령화를 이겨내는 힘이다. 시'군들은 다양한 시책을 내놓으며 귀농'귀촌인 끌어들이기에 열심이다.

◆영천-인구의 20% 이상이 귀농'귀촌

지난해 한 해 동안 1천849가구 2천800여 명이 영천으로 귀농'귀촌했다. 이는 지난해 영천시로 전입한 인구 1만2천200여 명의 23%에 해당한다.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 유입이 경북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영천시는 추정하고 있다.

귀농'귀촌 인구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영천으로 귀농한 사람들은 30대 3%, 40대 5%, 50대 60%, 60대 27%, 70대 5% 등으로 나타났다.

50대 이하가 68%를 차지한다. 젊을 때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귀농'귀촌이 특정세대에 국한된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편리한 교통여건, 쾌적한 환경, 고소득 과수 재배 등 여러 여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덕분에 영천의 인기는 높아만 가고 있다. 대구'부산'울산에서 자동차로 1시간대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포도'복숭아 재배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다. 고품질 과일 생산으로 영천의 농가당 농업소득은 2천700만원으로 전국 평균 농가당 농업소득 1천만원의 2.7배나 된다.

영천시는 2013년 11월 귀농'귀촌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농사 교육부터 정착 상담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건립사업' 공모에 선정돼 남부권 최고의 귀농'귀촌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귀농'귀촌인들이 늘어 농업 부문의 후계인력 확보, 농식품산업 경쟁력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서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상주-전국 최초로 귀농'귀촌 특별지원팀 구성

대한민국 농업의 수도로 일컬어지는 상주엔 최근 3년간 1천304가구(귀농인 2천334명)가 들어와 살고 있다. 상주시의 유치노력 덕분에 귀농'귀촌을 통한 농업인 인구 증가가 현실화되는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인구 10만3천여 명의 상주시는 2012년 전국 최초로 귀농'귀촌 특별지원팀(팀장 김상태)과 특별지원책을 만들어 새 식구 맞이에 나섰다.

기존 서울사무소에 부산사무소까지 잇따라 개설하고 3년간 공을 들인 결과,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연간 기준으로 인구대비 사상 최대 귀농'귀촌 실적을 나타낸 것이다. 3년 동안 한 개 면 단위가 상주에 새로 생긴 셈이다.

상주시가 귀농'귀촌 중심지로 우뚝 선 비결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농사짓기 좋은 날씨, 저렴한 가격의 농토, 사통팔달 교통망, 전국 1위와 경북 1위 타이틀을 14개나 가진 상주 명품 농특산물, 생산기술 보급의 메카 등이 상주를 귀농'귀촌의 터전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포도'오이'블루베리'곶감 등 단기간에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에 대한 생산'유통'판매까지 지원한다. 이러한 상주시의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부류, 사유, 목적 등을 잘 분석하고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상주 귀농인들 사이에서는 "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웬만해서는 상주 귀농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형성됐다. 낯선 귀농지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킨 점은 다른 자치단체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이정백 상주시장은 "5가구 이상이 함께 이주하면 도로와 상하수도 시설 등을 시에서 설치해준다. 농가 건축 설계비 50% 감면은 상주에만 있다 정착지원금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2천만원을 주는 등 상주의 매력도가 전국 최고"이라고 했다.

◆청도-촘촘한 교통망으로 접근성 뛰어나

대구'울산'부산 등 대도시에서 30분~1시간 거리의 청도는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도군은 농촌의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데다 자연재해가 적고,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국도 25호선 등 교통망도 촘촘하게 뚫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귀농'귀촌인들의 관심사항인 주 작목이 감, 복숭아, 미나리, 딸기, 양파 등인 점을 감안하면 청도가 다른 지역보다 작목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청도군은 지난 2012년 173가구 388명, 2013년 159가구 365명, 2014년 224가구 447명 등 귀농'귀촌 등을 사유로 청도로 들어오는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 2010년 귀농 정착인 지원조례를 제정해 귀농정착 장려금(자녀 포함 3인 이상 전입 시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귀농 창업, 주택구입지원, 귀농정착지원 사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 밖에 농가 도우미를 보내주고 농업인 자녀 학자금'농업인 건강보험료'농업인 연금보험료를 지원하는 한편, 출산양육지원 등도 해준다.

특히 귀농인을 위한 다양한 영농교육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귀농'귀촌 교육의 기초과정으로 볼 수 있는 반시아카데미, 복숭아아카데미, 신규 농업인 영농교육 등은 농사정보뿐만 아니라 지역민과의 소통 방법, 부동산 법률정보, 선배 귀농인과의 만남, 농가 견학 등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청도의 농민사관학교는 농촌이 낯설고 농사일을 처음 접해보는 예비 귀농인 및 새내기 귀농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봉화-귀농 덕분에 오히려 인구가 늘어

봉화는 산세가 수려하고 선비의 정신이 깃든 예절의 고장이다. 전체 면적의 83%가 원시림으로 잘 보존된 자연의 보고다. 오염되지 않은 곳, 인심이 넘쳐나는 곳, 도립공원 청량산과 퇴계, 공민왕의 역사를 품은 곳, 낙동강의 발원지, 은어와 송이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겨울이면 눈에 묻히고 여름이면 자연의 푸름에 묻혀 세월의 흐름을 잊어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지난해 인구는 1968년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귀촌 행렬이 만들어낸 결과다. 매년 줄어들던 인구가 2012년 515명, 2013년 610명, 2014년 672명 등으로 귀농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2013년 3만3천895명이던 인구가 지난해 3만4천23명으로 128명이 늘어났다.

군은 지난 2008년 일찌감치 귀농'귀촌 정착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농업기술센터에 귀농 전담 부서를 설치, 귀농 인구 유치에 나섰다. 명호면 청량산비나리전원마을에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주는 5박 6일간의 귀농교육장과 상운면 한누리전원마을에 2박 3일 일정의 전원생활 교육장을 운영해 귀농인들에게 사전지식을 전수했다. 또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사짓는 법을 알려 주고 정착장려금(3년 경과)과 이사 비용, 빈집 수리비 등을 지원했다. 귀농 희망자에게는 군이 운영하는 귀농인의 집을 15일간 임대, 머물면서 귀농 여건을 알아보도록 했다.

민간에서도 귀농 초기단계에 주택을 6개월 또는 1년간 임대해주고 지역에서 다양한 영농 체험의 기회를 제공, 적응 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마을 주민들은 임대기간이 끝난 후 해당 마을에 귀농할 경우 임대료의 50%를 환원해주고 있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귀농인들이 행복한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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