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습 학대 시달리는 馬…경주 '관광 꽃마차' 멈추나

경주경실련, 학대 마부 2명 고발 "영업 단속규정 없어…개선책 마련"

경주 사적지 주변 꽃마차를 끄는 말들이 마부들로부터 상습 학대를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경주시와 동물사랑실천협회 등에 따르면 경주시내 동부사적지 인근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운행하는 꽃마차의 마부가 말에게 채찍을 휘두르고 쓰러진 말을 발로 차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있다는 것. 고통을 느낀 말이 바닥에 누우면 말의 얼굴을 걷어차고 막대기로 온몸을 내리친다고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주장했다.

특히 주위에 사람이 없거나 운행 시간이 끝나면 말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말을 학대하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23일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주 동부사적지 일대에는 2009년부터 개인사업자가 평일에는 하루 1, 2대, 주말에는 4대의 꽃마차를 운행하고 있다. 마차가 도로를 달리는 탓에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말의 배설물에 불쾌감을 느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민원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경주시는 부랴부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마차 운행에 대한 현장 지도와 단속을 벌이고, 경찰에 동부사적지 일대를 우마차 통행 제한지역으로 정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마차 운행업자에 대해 현장 지도'단속을 하고, 앞으로 사적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동 등을 막기로 했다. 그러나 경주시는 마차 운행이 인'허가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운영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시 관계자는 "마차 영업은 세무서 영업신고만으로 할 수 있고 별다른 단속 규정도 없다"면서 "앞으로 관광도시로서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주 경실련은 24일 말 학대 당사자 2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주경찰서에 고발했고, 관리기관인 경주시와 경주시장에 대해 관리소홀 책임을 물어 고발을 검토 중이다.

손영섭 경주경실련 집행위원은 "그동안 꽃마차 운행으로 교통불편 등 부작용이 많았는데, 말 학대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경주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면서 "경주시가 책임자 문책과 마차 영업행위를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한 만큼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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