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
2년 전 은퇴한 60대 A씨는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과 대출금을 보태 모텔에 투자하기로 했다. 오피스텔과 원룸 등 기존 임대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기웃거려 봤지만 모텔만 한 투자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A씨는 "무인 카 모텔이나 '힐링' '캠핑' 등 고객 맞춤형 아이디어를 반영한 모텔의 경우 투자 대비 30%가 넘는 고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모텔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모텔이 틈새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모텔이 지닌 고정관념을 깬 곳의 경우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것.
특히 대구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연스레 모텔 수가 감소하면서 모텔이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시의 연도별 숙박업 현황에 따르면 2008년 1천130곳이던 숙박업소는 2015년 현재 1천17곳으로 100곳 이상이 사라졌다.
대구시 숙박업 담당은 "낡은 모텔과 여인숙 등 경기 불황이 짙어지자 자진 폐업한 곳이 늘었다"며 "생존한 숙박업소는 그 나름 생존력을 갖춘 업소"라고 말했다.
최근 모텔은 수영장이 포함된 객실, 생일파티 장소 등 이벤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놀이와 문화가 더해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모다아울렛과 동성로 모텔은 게임 전용, 유럽풍 테마 공간 등의 고객 맞춤형 방을 꾸미는 등 잦은 리모델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구 태평로의 한 모텔도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동성로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5) 씨는 "동성로나 모다아울렛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나 신도시 주변의 개발 호재가 있는 데 모텔을 세우고 1, 2년만 바짝 영업을 하면 초기 투자 자본을 다 뽑을 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기존 모텔의 재개발도 많으며 요즘은 모텔 허가만 받고 전문적으로 지어서 높은 웃돈을 받고 파는 모텔 사냥꾼까지 생겨났다"고 귀띔했다.
과잉 공급 우려가 있는 오피스텔 등 기존 수익형 부동산의 위험도 돈의 흐름을 모텔로 돌렸다. 현재 대구는 동대구로를 중심으로 오피스텔 과잉 공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주변 오피스텔의 경우 많게는 공실률이 70%에 달하고 있으며 임대수익률도 거의 제로에 가깝다. 초기 분양이 되지 않아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오피스텔'원룸의 경우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아 수익률 급락 폭이 크다"면서 "모텔은 투자자의 경영전략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곳은 시세차익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임상준 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