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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제강 신념으로 인성교육 보람"…여영희 경산교육장 정년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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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초교 1학년 담임 맡아…독도에서 교육장 회의 추진도

"교육계에 몸담았던 43년 동안 정말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습니다."

26일 정년 퇴임식을 갖는 경산교육지원청 여영희(61) 교육장은 43년 동안 열정을 다 바쳤던 교육계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1972년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발을 디뎠다. 여 교육장은 "누구나 교직이 싫다거나 권태기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고 물 흐르듯 흘러왔다"고 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신념으로 임해 왔습니다.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다가 정확한 판단이 서면 바로 도전했습니다. 후회도 없고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여 교육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84년부터 2년간 근무했던 고령 영동초교 시절을 꼽았다. 당시 벽지학교였던 영동초교는 승진을 앞둔 우수한 교사들이 많았다는 것.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자극을 받아 이후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폐교된 이 학교에서 근무할 당시 남편은 위암으로 투병 중이었어요. 자녀 3명을 키우며 시어른까지 모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상황이었지만 열정적으로 일했어요. 그 시절이 제 인생에는 전환점이 됐죠."

그는 "우리 교육은 너무 밖으로 드러내고 평가하는 바람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마음이 차분하고 정돈된 상태에서 인성 교육을 하고, 늘 손에서 책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여 교육장은 43년간 머물렀던 교육 현장 중에서 17년 동안이나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다. "다른 동료교사들보다 저를 기억해주는 제자들의 수는 적지만 당시만 해도 유치원교육이 보편화하지 못한 시절이라 문자를 처음으로 깨우쳐 주는 역할을 했어요."

그는 2011년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과장으로 재임 당시 교육부장관을 모시고 교육엑스포를 통해 우리나라와 경북 교육의 위상을 대내외에 떨친 일과 독도교육을 하면서 동해에 떠 있는 배 위에서 경북도내 23개 시'군 교육장 회의를 추진했던 것이 보람있는 일로 기억했다.

여 교육장은 "태어난 후 30년간은 자신의 장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시기였고, 이후 30년은 맡은 바 직무에 정열을 다 바쳤다. 마지막 30년은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이라며 "여생을 건강하게 살면서 좋은 글을 쓰고 지역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월간'문학세계'의 시(詩) 부문으로 등단해 대구문인협회와 21세기생활문학인협회 등에서 활동하며, 2013년 첫 시집 '소낙비'를, 올해 '청춘','오월엔 물이 되겠어요'라는 시집을 잇달아 냈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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