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담실에서-청소년] 아이는 스마트폰 게임 중독

◇고민=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딸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후로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반 친구들이 모두 갖고 있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내키지 않는 마음이었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될 것이 염려되어 사주었습니다.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는 딸과 다투면서 뺏고 주기를 반복한 지 1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식탁에 앉아서는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밥은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심지어는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SNS를 하거나 게임을 하여 다음날 학교 보내기가 힘이 듭니다. 스마트폰이 딸과 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만 같습니다. 부모와의 대화보다는 방에서 혼자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딸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해법=2014년 11월에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4천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자료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폰 때문에 일을 하거나 공부할 때 방해받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입니다. 간편히 자기 손안에 들고 다니면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과 달리 통제가 어렵고 방심하면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강박적으로 의존하고 집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히 스마트폰에 의한 중독 증상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최근 자녀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이유로는 상대방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고, 자기표현 욕구를 쉽게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호기심과 충동성이 높고 수용성이 높은 반면, 외부 환경에 취약하고 통제력이 낮아 성인에 비해 더 쉽게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조절은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의 질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가족 내 소통이 중요합니다. 우선, 자녀의 행동에 대한 무조건 통제보다는 스마트폰 사용의 장'단점이나 이로 인한 심리적'사회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일방적 사용제한은 문제행동을 강화시키는 요소가 될 뿐 해결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먼저 따뜻한 시선으로 자녀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기능이나 앱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것이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상당히 많은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에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들을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이때 간섭하거나 통제하려는 의도로 비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이 채팅이나 SNS 등으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사회성 발달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에 부모님은 자녀가 자주 이용하는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대인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접 말로 하기 쑥스럽거나 부담스러운 이야기는 메신저나 온라인으로 전달하여 자연스럽게 속내를 털어놓는 방법도 좋습니다.

더불어 부모는 자녀가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와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잠자기 30분 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학교나 학원에 갈 때에는 들고 가지 않는다거나, 밥을 먹는 동안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일주일에 한 번은 스마트폰도 쉬게 한다는 등.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에게 "아직도 하니? 벌써 몇 시간째니?" "틈만 나면 하는구나!" "숙제는 다 했어?"처럼 부정적인 말을 할 경우 아이는 "방금 시작했어요" "조금만 더 할게요" "또 잔소리예요?"라는 부정적인 반응만 보일 것입니다.

아이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경우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거나 혼자 있기를 원하게 되면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지내게 됩니다. 자녀가 자신의 중독적인 행동을 스스로 인지하고 행동패턴을 탐색한 후 변화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크게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칭찬을 통해 부모님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아이의 변화를 촉진합니다.

또한 경제 감각을 갖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달 청구서를 받으면 데이터 통화료, 부가 서비스, 소액결제를 눈여겨보고 지난달과 비교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합니다. 가능하면 휴대전화 요금을 자녀의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야 용돈 범위를 넘어서는 데이터 이용이나 통화, 문자 사용을 습관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가입 시 자녀 이름으로 하여 유해 정보 접근 차단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여가시간에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콘텐츠와 사용시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 사용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부모가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의 반발이 커질 수 있습니다. 우선 대화를 통해 자녀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녀의 흥미 분야를 활용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자녀의 흥미 분야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외에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을 권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입니다. 자녀에게 지적과 비난보다는 아이가 여가시간에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콘텐츠와 사용시간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의 일관된 지지와 격려가 자신감을 회복하여 성실한 생활을 되찾는 중요한 요소임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진현숙(대구광역시 서부교육지원청 Wee센터 전문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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