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의 한 마을에 21년을 함께 살아온 고부가 있다. 이제는 태어난 나라보다 한국 음식에 더 익숙해진 일본 며느리 다카무라 나오코(52)와 4년 전 큰아들을 잃고 말문을 닫아버린 시어머니 이재옥(77) 여사가 주인공이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가장이 된 며느리.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느라 오늘도 바쁘다. 공공근로를 하면서도 짬을 내 농사 준비에, 마을과 관련한 업무까지 보느라 고되지만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는다. 밖으로만 도는 며느리가 맘에 들지 않지만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는 시어머니. 아들도 떠나고 이제 기댈 곳은 며느리뿐인데, 혹시 일본으로 가버릴까 봐 걱정돼 잔소리조차 편하게 하지 못한다.
수십 년 함께 살아오면서 뭐든 함께 고민하고 마음을 나눴던 고부. 하지만 지금은 말 한마디 편하게 하지 못하고 얼굴을 마주하는 것조차 어색해져 버렸다.
며느리와 여행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한 시어머니. 며느리를 믿지만 이번 여행을 계기로 며느리가 영영 일본으로 돌아가 버릴 것 같은 불안함이 떨쳐지지가 않는다. 며느리의 친정집은 설국이라고도 불리는 일본의 아오모리현. 고부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를 꺼내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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