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체육회-생활체육회 통합, 지역 체육인 '기대 반 우려 반'

동호인들 체육시설 이용때 혜택, 가맹 경기단체는 이해관계 얽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통합하는 법안이 마련되면서 대구'경북 체육인들은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표시하고 있다.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는 것으로 국내 체육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이달 중 정부가 공포할 예정이며 공포 후 1년 이내에 두 단체가 통합하게 되어 있어 2016년 3월 이내에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돼야 한다. 우선 국민생활체육회는 법안 공포 후 3개월 이내에 법정 법인화 과정을 마무리하고 통합 작업에 나서게 된다.

통합 작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는 15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 창립 이후 25년 만에 다시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하나로 묶이게 된다.

대구'경북에서도 정부의 통합 작업에 따라 시'도체육회와 시'도생활체육회의 통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역 체육계는 당장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보다는 통합체육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정관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지역에서도 통합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큰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현재 생활체육 단체는 공공체육시설물을 이용할 때 법의 보호를 받는 엘리트 단체보다 훨씬 더 비싼 사용료를 내고 있으나 통합체육회 체제에서는 사용료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또 공공체육시설을 수의 계약할 수 있어 입찰 탓에 터무니없이 비싼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대구의 생활체육 야구 동호인들은 입찰을 통해 학교 야구장 한 곳에 연간 1억원이 넘는 사용료를 내고 있다.

또 양 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조직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낭비성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양 단체를 한 테두리 안에 둘 수 있으며 양 단체가 따로 여는 각종 대회를 통합해 치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지역에서는 대구 스쿼시 등 일부 단체가 엘리트와 생활 체육 대회를 통합해 치르고 있다. 대구 야구 등 일부 단체는 내부적으로 서로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눈 상태다.

대구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 전무이사협의회 관계자는 "체육 단체 통합은 시대적인 흐름으로 이제 더 거부할 수 없게 됐다"며 "법이 통과된 만큼 통합작업이 빨리 진행돼 체육 단체의 위상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체육회 관계자는 "내년 이맘때까지 일원화된 통합체육회가 출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역에서 가맹 경기단체의 통합이 이뤄지기까지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고 했다. 대구시생활체육회 관계자는 "우리는 17개 시'도생활체육회 가운데 유일한 사단법인 단체이지만 법에 따라 공공체육시설 사용료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을 외면할 수 없다"며 "정부의 통합작업에 따라 지역 체육계도 큰 변화를 겪게 될 것 같고, 이해관계에 따른 상당한 반발도 예상된다"고 했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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