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성1호기 안전성 IAEA 기준에도 미달"

환경운동연합, 재검증 요구…"격납용기 안전기술 'R-7' 심사에 반영않고 수명연장"

월성원전1호기 수명연장 승인을 뒷받침했던 안전성 심사가 국제기준에 미달됐으며 이에 따라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환경단체 및 원자력 전문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과미래는 4일 서울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월성원전1호기의 수명연장을 승인한 것과 관련, 안전성 심사가 국제기준에 미달했다며 재검증을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월성1호기는 캐나다형 원전으로, 체르노빌 사고 후 개선된 격납용기 안전기술인 R-7을 적용해야 하지만 안전성 심사에 이를 반영'평가하지 않은 채 수명연장 결정이 났다"고 주장했다. R-7 적용 문제는 최근 계속운전 허가를 논의했던 원안위 회의에서도 쟁점이 됐던 부분.

R-7은 월성1호기처럼 캔두(CANDU)형 중수로 원전을 운영하는 캐나다 정부가 체르노빌 사고 후 원자로 냉각재 상실 사고에 대비, 격납용기 안전장치를 강화하도록 한 안전기준으로, 월성2'3'4호기에만 적용되고 1호기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들은 "R-7에 따르면 격납용기 관통부는 실제 격납용기 벽체와 같은 수준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그러나 월성1호기의 압력 조건과 누설시험 조건, 차단밸브 이중화 등은 기준에 맞게 적용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각종 사고 상황을 대비해 격납용기 설계압력을 대기압의 2.2배 정도로 정하고 있는데 월성1호기의 경우 압력 수준이 대기압의 약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며 배관에 차단밸브도 설치돼 있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이은철 원안위원장이 우리나라도 자체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캐나다 기준을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월성1호기는 캐나다 기준뿐 아니라 IAEA 기준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안전성과 주민 여론, 경제성 등을 따져 가동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굳이 부담을 갖고 원전을 재운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월성1호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는 4월에 재가동하겠다고 하는데 후쿠시마원전 사고와 세월호의 교훈을 잊었는지 결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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