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인미수' 적용땐 중형 불가피…리퍼트 美대사 피습 김기종은 누구?

55세 진보 문화단체 대표, 5년전 日대사에 콘크리트 던져, 8년전에 靑 앞서 분신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 씨가 경찰차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 씨가 경찰차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기종(55) 씨는 범행 직후 "오늘 테러했다. (나는)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며 "전쟁 훈련 때문에 남북 이산가족들이 만나지 못했다. 전쟁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며 자신의 테러 동기를 수차례 반복, 강조했다.

김 씨는 진보 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다. 2006년 5월에는 '우리마당 독도지킴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김 씨는 2005년 5월부터 4년간 통일교육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래서 위촉이 적절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된다. 통일부 장관이 위촉하는 통일교육위원은 통일교육 활동을 통해 국민의 통일 의지와 역량을 강화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김 씨는 2005년 5월 임기 2년의 통일교육위원에 위촉된 뒤 2007년 5월 다시 위촉돼 2009년 4월까지 활동했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씨는 2006, 2007년 개성에 나무심기 목적으로 8번 방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6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김씨는 동료 6명과 함께 본적을 경북 울릉군 독도리 38번지로 옮겼다.

"일본 교과서에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됐다"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러 차례 항의 시위를 진행해 온 그는 지난해 8월 '독도와 우리 그리고 2010년'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김 씨는 2010년 7월 7일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강연을 마친 시게이에 토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혐의 등)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당시 "일본이 동북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북한을 제외한 한일 공동 대응으로 동북아 평화가 이뤄질 수 있는가"라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법원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07년 10월 19일 청와대 앞에서 '우리마당 피습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분신자살을 시도한 일도 있다. 이 일로 김 씨는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우리마당 피습사건은 1988년 8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우리마당 사무실에 괴한 4명이 출입문 자물쇠를 뜯고 침입,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던 대학생을 각목으로 때려 실신시키고,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달아난 사건이다. 사건의 전말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 씨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김 씨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성균관대 후배인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돌출행동을 하는 양상이 있어서 주변 분들이 걱정을 해왔다. 건강상 문제가 없는지 걱정했는데 갑자기 오늘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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