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년간 가체 연구' 경주 김동주 소장

옛 여성들의 화려한 머리 장식, 가체를 아십니까

"아름다운 머릿결을 머리에 두르고, 구슬과 비단으로 장식한다(솔미발이료수 이주채식지(率美髮以缭首 以珠綵飾之)). 당나라의 역사를 다룬 신당서(新唐書)에는 신라 여성들의 머리모양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한국가체를 연구하는 김동주(44) 소장은"검고 윤기나는 아름다운 머리결 신라가체는 당나라에서도 인정했다"며 한국가체의 우수성을 역설했다. 가체(加髢)는 일종의 가발이다. 부분가발에 해당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을 머리 다발로 만들어 본머리에 덧들여 원하는 머리모양을 만들기 위해 사용됐다. 김 소장은 경주 동천동에 한국가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우수한 한국가체, 특히 신라여성의 가체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박물관이든 고서든 사람의 머리모양만 봐도 어느 시대의 머리스타일인지 금방 알아차린다"고 자신했다. "통일신라 때는 중국(당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화려한 장신구를 많이 꽂고 다녔습니다. 조선시대 얹은머리와 쪽 머리 또한 신라에서 영향을 받았고, 가체가 더욱 풍성해지면서 서민들까지 가체를 틀어 올렸을 만큼 보편화 됐습니다. 이는 김홍도의 풍속화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김 소장이 가체 연구에 나선 것은 20세 되던 해인 1994년이었다. 미용을 시작하면서 고전 머리 연구에 나선 것. 2005년에는 한국고전머리협회 창립이사로 전국을 무대로 활동을 넓히기도 했다. 그는 "고전 머리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내 한국 가체 문화의 체계를 잡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가체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2005년 디자인대학원에 진학해 풍속화, 토기 등 유물과 사진에 나타난 가체를 연구했다. 지금도 패션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우리나라 가체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소장은 요즘 한국가체연구소에서 관련된 유물과 자료를 찾아 한창 연구 중이다. 또 가체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과 자료가 나타나는 곳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 연구하고 분석한다.

그는 우리나라 가체의 유래와 시대별 특징 등 가체의 역사를 모아 올 연말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시대별 가체 역사를 스토리로 구성해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김 소장은 "천년고도 경주에서 살며 가체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고전 머리에 대한 바른 자료와 고증을 남겨 우리나라 가체 역사를 학문'체계적으로 정립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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