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5연패 키플레이어] <중> 겨울잠 못 깬 '라이온 킹'

이승엽 방망이에 불을 붙여라!

데뷔 21년째를 맞는 이승엽은 삼성의 5연패 도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데뷔 21년째를 맞는 이승엽은 삼성의 5연패 도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30여 년이 지나면서 많은 '레전드'가 나오고 있다. 각 구단은 앞다퉈 영구결번을 정하며 그들을 대접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올해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승엽은 굵직한 대기록들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10개만 남겨놓은 국내 400홈런, 51개 모자라는 한'일 통산 600홈런, 통산 최다 타점(1천203개'1위는 양준혁의 1천389개) 등이다. 그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2년만 더 이어가면 도달할 수 있는 신기원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컨디션 점검이 주된 과제인 시범경기에서 '국민타자'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탓이다. 12경기에 출장해 타율 0.179와 2홈런 4타점에 머물렀다. 또 삼진은 9차례 당했고, 득점권 타율은 1할에 머물렀다. 각각 0.359, 0.256에 그친 장타율과 출루율은 자신의 통산 성적 0.582, 0.393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한국 나이로 불혹을 맞은 이승엽이 시즌 출발부터 나빴던 것은 아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팀 평균(0.331)을 웃도는 타율 0.333를 거둔 그는 두산과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 5타수 2안타 1홈런을 챙겼다. 하지만 이후 10경기에서는 34타수 5안타(1홈런)의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다. 이 기간에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경기는 14일 SK전이 유일했고, 19일 NC전부터는 단 하나의 안타도 날리지 못했다.

박석민과 함께 팀 내 최하위권 타율을 기록한 이승엽의 부진은 5연패를 노리는 류중일 감독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이승엽은 채태인의 부상으로 당분간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인 5번 타순에 들어설 예정이다. 류 감독이 '팀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선수'로 꼽는 이승엽의 타격감 상승은 팀으로서도 절체절명의 과제다.

류중일 감독은 "중심타자가 한 명도 아니고 둘이나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중심 타자들이 개막전까지 자신의 스윙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팀 전력이 최고가 아닌 상황에서 주전들의 기량이 떨어지면 안된다. 이승엽은 적어도 홈런 25개 내외에 80타점 이상은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생애 최악의 해를 보내고 나서 2014년 화려하게 재기했던 이승엽은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을 의식한 듯 22일 대구 한화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특별 타격 훈련을 스스로 했다. 프로야구 21년차를 맞는 이승엽에게 특타는 흔한 일이 아니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실천해 보일 때가 됐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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