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가능할까?

한 집안(4인 가족)의 연간소득이 1억3천만원이 넘는 시대가 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른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환율 효과마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8천달러(3천137만원)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많아지고, 환율이 낮을수록(원화가치 상승) 늘어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가 3.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이 1천40원대를 유지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내수 부진 탓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3.9%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3.4%로 낮췄다.

추가 하향 조정도 예고하고 있다. 심지어 이달 들어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0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내렸다.

성장률이 다소 떨어져도 원화가치가 높아지면 '환율 효과'로 1인당 국민소득은 늘어난다. 지난 2013년 평균 1천9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천53원으로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지난해 달러 환산 GDP는 8.0% 늘었다. 환율로만 3.8%의 증가 효과를 본 것이다.

최근 들어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하기 때문에 이런 효과마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미국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원화가치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바라보는 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로만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민총소득(GNI)에는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외에 기업'정부 소득도 포함돼 있다. 일부 수출기업의 독보적인 실적이 수치에 포함돼 있다는 말이다.

1인당 국민소득에서 가계가 가져가는 몫인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지난해 56.0%로 전년(56.1%)보다 소폭 줄었다. PGDI는 세금'연금 등을 뺀 개인이 임의로 쓸 수 있는 소득을 뜻한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을 가장 잘 반영한 통계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PGDI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62.6%(2012년 기준)에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 여부는 경제성장률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유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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