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물고기가 빠른 속도로 교체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 해류 변화 등으로 동해안을 찾는 물고기의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 동해안의 대표 선수였던 대게와 오징어, 꽁치의 어획량이 최근 급감,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자 '수산물 관광 1번지 경북'의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경상북도가 파악한 '최근 10년간 도내 해면어업 생산현황'(양식'내수면 제외) 자료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 어획량은 2005년 11만7천241t에서 해마다 상승해 2008년 16만7천961t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어획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는 12만6천725t을 기록하는 등 2008년에 비해 24%(4만1천236t)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위판 금액은 2005년 3천340억여원에서 2008년 3천193억여원으로 줄었다가 2014년 4천436억여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해양 생태계 변화로 예전보다 고부가가치 어류가 많이 잡힌 영향도 있으나 어획량 감소 및 어선 운영비 상승에 따라 마리당 가격이 크게 상승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경북도 내 수산물 평균도매가격(1㎏ 중품 기준)은 ▷갈치 2008년 1만1천23원→올해 1만8천338원 ▷고등어 2008년 3천280원→올해 4천880원 ▷오징어(생물) 2008년 2천700원→4천416원 등 최고 2배나 올랐다.
문제는 어종이 다양해지는 현상은 반길 만하지만 그동안 대표 어종으로 경북 수산물 관광을 주도했던 대게, 오징어, 도루묵, 꽁치, 전어 등의 물고기가 예년에 비해 통 잡히지 않으면서 도내 수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북 포항의 한 어민은 "대게와 오징어가 갈수록 잡히지 않는다. 특히 서민 밥상의 단골손님이었던 꽁치 같은 등푸른생선은 지난해 아예 흔적을 감췄다"면서 "그동안 이들 물고기가 경북 동해안의 자랑이었는데 생태계 변화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북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해양투기 등으로 인해 해양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는 탓"이라며 "무분별한 남획 등이 어류 개체수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며 결국 해양 자원의 고갈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경대 김수암 교수(자원생물학과)는 "현재 동해안의 어획량 감소는 자원관리를 제대로 못 한 결과물"이라면서 "자원관리 방침을 확고히 정하고 한'중'일 국가 간의 관리 체계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등의 선진국처럼 해양자원 보호를 우선시한 어업 정책 및 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2000년대 들어 미성숙한 치어가 잡히지 않도록 그물코를 의무적으로 넓히고, 어선당 총어획량을 엄격히 적용해 해양 자원이 일정량 이상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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