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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통음식 세계화 가능성 연 음식디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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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 조리서이다. 340여 년 전 경북 영양 사대부가의 장계향 선생이 양반가에 전해오는 특별한 음식이나 스스로 개발한 조리법을 소개한 것이다. 1600년대 중기 이후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 조리법과 저장'발효식품, 식품보관법 등 146가지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식경(食經)인 셈이다.

전통 음식 연구가들은 "여성이 쓴 조리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세계음식문화사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장계향 선생은 작가 이문열의 선대 할머니이자 그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영양군은 일찌감치 석보면 두들마을에 전통한옥체험관을 마련, 음식디미방 체험을 시행하고 있는데 연간 수천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음식디미방의 관광자원화 모색을 위해 대도시 시식행사와 해외 홍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린 술탄 아흐멕 광장에 설치된 영양군 홍보 부스에서도 음식디미방을 재현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5일 서울에서 주한 외교사절과 국내외 문화관광 인사들에게 소개한 '종가의 맛 음식디미방 시식회'도 그 연장이다.

외국인들은 17세기 중반의 요리서에 수록된 음식을 재현한 것에 대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한국의 맛"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식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마련한 이번 행사에 참석한 외교사절은 한국 전통음식의 소담하고도 맛깔스런 향연에 적잖은 감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쇼핑 다음으로 음식에 대한 만족감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은 국가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좌우하는 문화 매개체인 것이다. 한식은 이미 중요한 관광콘텐츠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한식문화 세계화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종가음식은 우리 고유의 맛과 멋, 역사와 문화가 스며 있는 매력적인 관광상품이다. 더구나 고택과 종택이 즐비한 경북은 이를 한옥체험과 연계한 종합적 문화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 음식과 같은 문화의 산업화는 단기간에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멀더라도 가야만 하는 길이다. 종가의 전통음식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류자산이다. 이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만들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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