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이 일부 불에 탔을 수도 있지만 화재 발생 전에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해례본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52'상주) 씨의 자택과 고서적 등이 불에 전소된 사건(본지 27일 자 2면 보도)과 관련, 해례본의 피해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던 배 씨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30일 현장 합동정밀감식을 시작하자 이같이 주장, 수조원 가치를 지닌 '해례본 찾기'가 또다시 꼬여 들고 있다.
배 씨는 이날 기자에게 "해례본 일부는 외부에 있지만 일부는 낱장으로 포장해 불이 난 작은방(고서적 보관방)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 3일 전 모 방송사 왕모 기자가 카메라 장비를 들고 허락 없이 작은방에 들어와서 20~30분 동안 수색하고 촬영을 해 간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아마도 그때 해례본이 이 방에 있는 것이 확인됐고 그러고 난 다음에 누군가가 26일 해례본을 훔쳐 달아나면서 불을 지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배 씨는 또 "2011년 8월 경찰에 해례본 절도 혐의로 잡혀갈 때도 해례본 일부는 이 방(작은방)에 있었다"며 "당시 문화재청이 이 방을 여러 차례 수색해 해례본의 존재 사실을 알았으나 모른 체한 것 같다. 석방(2012년 9월 7일)돼 집에 돌아오니 해례본 일부가 그대로 있더라"고 했다.
배 씨는 여기까지만 이야기해 줄 수 있다며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과 문화재청의 반응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여러 정황상 해례본이 전소됐거나 도난당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례본을 영원히 숨기기 위한 배 씨의 연막술이다"라는 반응도 내놨다.
하지만 경찰은 방화 가능성 등을 포함해 불이 난 이유와 훈민정음 해례본 피해 여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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