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백정현 선발승 이번엔… 장원삼 대신 등판

31일 kt전 한번도 못이룬 기록 도전

프로 9년차인 백정현은 31일 수원에서 열리는 kt전에 등판, 데뷔 첫 선발승에 도전한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 9년차인 백정현은 31일 수원에서 열리는 kt전에 등판, 데뷔 첫 선발승에 도전한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투수 백정현(28)은 내성적이다. 팀에 친하게 지내는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취미 역시 프라모델 조립, 그림 그리기 등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그가 최근 새롭게 재미 붙인 취미는 여행이다. "낯선 사람들과의 준비되지 않은 만남이 힐링과 활력이 된다"는 여행 예찬론을 편다. 그러나 정작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그가 아직 밟아보지 못한 '신세계'가 있다. 바로, 선발승이다.

'미완의 대기' 백정현이 생애 첫 선발승을 위해 31일 수원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상대는 제10구단, kt 위즈다. 애초 이 경기의 선발투수로 내정됐던 장원삼이 갑작스럽게 근육통을 호소, 백정현에게 기회가 왔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30일 "장원삼이 훈련 도중 등에 담 증세를 느껴 백정현을 대신 투입하기로 했다"며 "선발 로테이션의 순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차우찬'정인욱 등과 5선발 발탁 경쟁을 했던 백정현은 2007년 데뷔 이후 한 번도 선발승의 감격을 누려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발투수 제이디 마틴의 부상 탓에 6월까지 5경기에 선발로 출격했으나 1패만 기록했다. 투구 내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4월 12일 SK전 4.1이닝 5실점, 4월 23일 LG전 4이닝 2실점, 5월 7일 SK전 5.2이닝 4실점, 6월 20일 NC전 4.1이닝 3실점, 6월 27일 한화전 5이닝 6실점(패전투수)이었다.

대구 옥산초교-대구중-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백정현은 신인 시절 큰 기대를 모았다. 2006년 8월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는 삼성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삼성이 부상 전력이 있던 그를 선택하자 다른 구단들은 '선수 빼돌리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그의 성장은 더뎠다.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이 3승 6패 1세이브 10홀드(평균자책점 5.66)에 그쳤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는 맹활약하다가도 정규 시즌에 들어가서는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해마다 반복됐다.

그런 점에서 31일 kt전은 백정현으로서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타자들의 도움만 받는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선발승의 기쁨을 맛볼 가능성이 크다.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9대12, 4대5로 잇따라 패배한 kt는 올해 최약체로 꼽힌다. 다만, 10개 구단 가운데 2위에 오른 팀 타율(0.319)은 백정현이 경계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14에 이르렀던 만큼 개막 2연전에서 5안타(2홈런) 6타점을 쓸어담은 김상현은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4월 1'2일 경기에는 윤성환과 클로이드가 차례로 등판할 예정이다. 장원삼은 증세가 호전된다면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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