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대구의 한 대학을 졸업한 이종국(가명'26) 씨는 4년 동안 여섯 번(6학기)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한 학기에 300여만원씩 모두 1800여만원을 대출받아 원금도 부담이지만 기준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지금도 연 3.7%의 금리로 이자를 내고 있다. 이마저도 이 씨가 입학할 당시 받았던 금리 연 5%대 금리보다는 사정이 나아진 것이다. 이 씨는 대학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서 원리금 600여만원은 갚았지만 아직도 빚에 쪼들리고 있다. 졸업 후 취업을 해서 대출금을 갚을 계획이었지만 아직 취업준비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씨처럼 학자금 대출로 빚더미를 짊어진 채 사회로 진출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대학생 2천300명이 학자금 대출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용유의자로는 등록되지 않았으나 대출받은 학자금의 원금 또는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한 학생도 대구경북에서 4천100명이 넘어 상당수 대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윤석 새누리당 국회의원(영주)이 30일 교육부로부터 '대구경북 학자금 대출현황'(2005년 2학기~지난해 12월)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 중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고 6개월 이상 원금 또는 이자를 내지 못해 신용유의자가 된 사례는 대구 818명, 경북 1천486명에 이르렀다. 6개월 이내 연체자 또한 대구는 1천536명, 경북은 2천585명에 달했다.
연체자 수는 대구 경우 계명대가 338명으로 가장 많았고 계명문화대(212명), 수성대(179명)가 뒤를 이었다. 경북은 대구대(310명), 영남대(299명), 동국대 경주캠퍼스(217명) 순이었다.
비싼 등록금 탓에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의존도 커져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지역 대학의 재학 및 졸업생 10명 중 7명이, 경북은 10명 중 6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았으며 200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학자금 대출 누적금액은 대구 4천478억원, 경북은 8천513억원에 달했다. 대출금액이 1천만원이 넘는 학생도 대구 1만4천542명, 경북은 3만607명이나 됐다.
장윤석 의원은 "대구경북 대학생 중 많은 학생들이 꿈을 피워보기도 전에 빚더미에 눌려 있는 게 놀랍고 안타깝다"며 "등록금 인하 유도, 신용유의자 분류 전 구제 절차 강화 등을 통해 학생들이 취업 전에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게 하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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