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지마을 주민들 태우고 '100원 희망택시' 부르릉∼

상주서 도내 첫 본격 운행, 나머지 차액은 市에서 부담

1일 오전 10시 상주시 공성면 오광1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이 처음으로
1일 오전 10시 상주시 공성면 오광1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들이 처음으로 '100원 희망택시'에 시승했다. 상주시 제공

"그동안 시내를 가려고 버스를 타려면 많이 걸어나와야 해 불편했고요, 비싸서 택시 부르는 것은 엄두도 못 냈어요. 그런데 100원 주고 택시를 탈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상주 오지마을 주민들)

"우리도 좋아요. 일거리가 늘어나는 데다 차액을 시가 보전해 주니 매월 수입이 늘어나거든요."(상주 택시기사들)

"비수익 버스에 대한 노선지원금보다 훨씬 적은 경비에다 주민들의 체감 만족도는 훨씬 더 좋습니다. 시내버스가 다닐 수 있는 도로(폭 3m)를 건설하는 비용도 들지 않아 일석삼조지요."(상주시 관계자)

주민과 택시업계는 물론 자치단체도 만족을 느끼는 '100원 희망택시'가 1일 도내 처음으로 상주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이날 함창읍, 공성'중동'화북'화남'내서'외서'모동'모서'공검면 등 상주시내 10개 읍면 24개 마을에서 본격 운영되기 시작한 것.

오지마을 주민은 택시비 100원만 내고 나머지 차액은 시가 부담한다.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둔 이정백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해당 읍면에 배치된 택시를 주민들이 전화로 신청하면 태우러 가는 방식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동네마다 주 2, 3회 정도 운영한다. 100원은 승객 수와 관계없이 적용된다. 4명이 타도 100원이다.

주민 김상도(67'상주시 공성면) 씨는 "이용 횟수 제한이 있어 아직 콜택시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 장날 걱정은 사라졌다 "며 좋아했다.

경북 도내에서는 성주군이 지난해 9월 벽진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500원만 내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농촌형 교통 모델 개선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벽진면 24개리(里) 가운데 자산1리, 운정2리 등 12개리에 별고을택시 3대를 운행하고 있다.

100원 택시 제도를 전국 최초로 시행한 곳은 충남 서천군으로 2013년 6월부터 버스가 다니지 않는 6개 읍'면 23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희망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강원도는 지난해 7월부터 춘천'횡성'영월'평창'양구 등 5개 시'군 15개 마을에서 시내버스 요금에 해당하는 1천100원∼1천200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희망택시'를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올해는 원주'강릉'삼척'홍천'정선'화천'인제'양양 등 13개 시'군 50개 마을로 확대했다.

경기도 안성'여주'포천'화성'양평 등지에서도 오지마을 주민들이 각각 500∼1천100원에 택시 이용이 가능한 '행복택시'를 운행 중이다. 전라남도 역시 지난해 보성'화순에 이어 올 들어 나주'곡성'영암'고흥'강진'완도'영광 등 7개 시'군이 추가 도입했으며 4월에는 광양시와 장흥군도 운행에 나섰다.

이 가운데 보성군은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36개 마을(주민 688명)에 대해 1인당 이용권을 몇 장씩 주는 것이 아닌 '마을 총량제' 개념으로 1개 마을당 연령 제한 없이 매월 180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화순군은 버스 정류장으로부터 1㎞가 넘는 37개 마을 만 65세 이상 주민 534명에게만 1인당 매월 정해진 이용권을 주는 등 이른바 100원 택시는 지역 실정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한편 경북도는 성주 등의 시범사업 성과를 본 뒤 올해부터 5년 동안 96억원을 확보, 버스가 다니지 않는 도내 344개 마을에 소형버스와 택시를 운행하는 방법으로 농산어촌 주민들의 교통 복지체계를 세울 방침이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