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가 밀려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산 양념류 채소들이 해마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양념 채소 생산면적은 물론,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밝힌 '2015년산 고추 재배 면적 감소와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인 양념 채소인 고추 재배 면적이 2000년 이후 연평균 5% 줄었다. 생산량도 연평균 5.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전국 고추 재배 농가들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고추 재배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농가의 재배 면적은 지난해 3만6천120㏊보다 4.9% 감소한 3만4천35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15년 전인 2000년 7만4천471㏊와 비교했을 때 53.9%나 줄어든 수치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고추 재배 면적이 이런 상태로 간다면 올해는 역대 최소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도 평년보다 6∼3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추를 생산하는 영양의 경우, 지난 2012년 2천236㏊에서 5천634t의 고추를 생산했지만 2013년에는 1천970㏊(생산량 4천620t), 2014년 1천821㏊(3천824t) 등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다. 올해는 1천635㏊로 3년 만에 25% 정도 재배 면적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산 고추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00∼2013년 고추류 수입량은 연평균 9.4%씩 증가했으며, 국내 생산량이 최저였던 2011년 수입량은 11만9천256t으로 가장 많았다.
고추뿐 아니라 생강과 참깨, 마늘 등 다른 양념류 채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참깨 주산지인 예천은 2012년 254㏊에서 139t을 생산했으나, 2013년에는 210㏊(119t), 2014년은 208㏊(116t)로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동반 감소하고 있다.
의성 마늘도 재배 면적이 2013년 1천548㏊에서 2014년 1천389㏊, 2015년 1천299㏊로 줄어들고 있으며, 재배 농가 수도 2011년 3천819농가, 2012년 3천658농가, 2013년 3천556농가, 2014년 3천359농가, 2015년 2천821농가로 급감하고 있다.
김봉태 전 의성군고추생산자연합회장은 "우리나라 고추 자급률은 정부 발표보다 크게 낮은 20%에도 못 미치고 있다"면서 "고추 재배 농가들은 고추 가격이 생산 원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재배를 기피하고 있다. 고추 자급률을 높이려면 정부가 중국산 고추 수입을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성 이희대 기자 hdlee@msnet.co.kr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안동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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