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非盧 "지도부 총사퇴"…벼랑 내몰리는 친노

정청래 '공갈발언' 질타 쏟아져…김한길 "文 대표 결단할 시점"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잠복했던 계파 갈등이 4'29 재보선 참패 책임론을 도화선 삼아 폭죽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 간 '공갈 막말'로 촉발된 감정 대립이 발단이지만 전당대회 이후 곪아온 '친노-비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본격 표출되는 모습이다.

◆지도부 대책 없이 한숨만

새정치연합은 지난 8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 이후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지도부 간 '사분오열'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정 최고위원의 '공갈발언'에 격분해 여수로 떠난 주 최고위원은 여전히 '칩거'하며 회의에 나오지 않았고, 사태를 촉발한 정 최고위원도 불참했다.

이날 회의 역시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 유승희 최고위원의 짧은 사과를 끝으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참담하고 죄송하다. 재보선 참패보다 더 쓰린 일"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정청래 최고위원님, 지금 당장 사과하고 자숙하십시오! 당신의 말이 우리 당에 치명적인 독이 되고 있음을 왜 모르십니까'라고 하는 등 질타성 촉구도 이어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원내지도부가 금주 계획했던 의원 워크숍 일정도 불투명해지는 등 당이 전체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비노-친노' 정면충돌

주 최고위원과 정 최고위원의 대립으로 전당대회 이후 쌓인 친노-비노 진영의 계파갈등이 완전히 폭발하는 모습이다. 의원들은 이날 상대 계파를 비난하며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비노 그룹인 박주선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물의를 일으킨) 정 최고위원도 친노의 핵심"이라며 "지도부가 총사퇴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비노 그룹으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도 "친노패권족은 2선으로 후퇴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비노 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지금의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위기감도 번지고 있다.

비노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사태 해결의 '키'를 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 전 대표가 현 지도부에 비판적 시각을 보여 당분간 사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친노좌장' '야 대표' 중 결단하라

새정치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11일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당내 현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개인성명을 통해 "지금은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 대표가 지도부의 사퇴불가를 강조하는 건 이전에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선거 패배 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위기가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게 가장 심각한 위기다. 우리 당의 많은 의원과 당원들은 과연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지를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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