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청송 얼음골에 한 달 빨리 얼음꽃이 피었다.
절기상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를 지나 소만(小滿)을 하루 남겨둔 20일, 청송군 부동면 내룡리 얼음골 산자락에서는 얼음이 얼어붙는 신기한 현상이 관찰됐다. 최근 2주간 낮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일어난 현상.
기자가 이날 오후 얼음골 관리인 김필상(70) 씨와 함께 얼음골 약수터 뒤편 구리봉 2부 능선으로 오르자 얼음꽃이 있었다. 김 씨는 돌무더기를 넘어 산길을 오르더니 축축하게 젖은 낙엽을 걷어내 얼음이 언 곳을 보여줬다.
낙엽이나 가지에 붙어서 언 살얼음이 아니라 고드름 기둥까지 만들 정도로 굵고 단단했다.
김 씨는 "매년 6월 말이 돼야 얼음이 어는데 올해는 한 달 정도 빨리 언 것 같다.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송 얼음골에서 더운 날씨에도 얼음이 어는 것은 과학적으로 '기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송 얼음골은 응회암(화산재가 쌓여 굳어진 암석) 덩어리들이 40도 이상 경사를 이루며 쌓인 지형의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지형은 상단에 쌓여 있는 커다란 바위틈 사이로 공기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바위틈으로 들어간 공기는 온도가 낮고 습한 지하까지 내려가는데 이 공기가 나무의 뿌리나 흙이 파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바깥공기와 만나게 된다. 이때 이 공기의 습기가 기화(열을 흡수해 기체가 됨)하면서 주변 다른 공기의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남은 공기가 얼게 된다는 것이다.
청송군의 전문직 공무원인 박진수 박사는 "얼음골은 북쪽을 향하고 있어 햇볕까지 잘 들지 않아 얼음이 잘 언다"며 "얼음골 약수가 한여름에 마셔도 이가 시릴 정도로 시원한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고 했다.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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