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이 행복한 도시]<2>자원봉사의 메카, 대구

대구 인구 21%가 자원봉사자…'고담도시' 아닌 '봉사도시'

지난달 12~17일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은 대구 자원봉사자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준 장이었다. 15개 분야, 36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계물포럼을 찾은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와 관광객에게 대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제 대구에서 자원봉사자는 20대 청년에서부터 80대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돼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참가할 정도가 됐다. 말 그대로 대구가 자원봉사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자원봉사의 도시, 대구

대구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시책을 통해 자원봉사자를 양성해왔다. 하계U대회와 국제육상선수권대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행사를 거치면서 자원봉사가 탄탄히 자리를 잡았다. 현재는 전국에서 자원봉사의 중심 도시가 됐다.

지역의 자원봉사 문화 확산의 시발점은 1996년 10월로 거슬러간다. 이때 시는 대구시자원봉사센터를 설치, 운영했고 2002년까지 8개 구'군에 자원봉사센터를 설립, 위탁운영했다. 이 같은 인프라의 활용을 위해 대구시는 2003년 자원봉사 전담조직인 '자원봉사과'를 신설했다. 또 자원봉사활동을 진흥'육성하는 데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인 대구시자원봉사활동 지원조례를 2003년 7월 제정했다.

시 자원봉사센터 권은정 부장은 "2003년 4월 지역의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대구자원봉사포럼을 창립해 자원봉사활동 활성화 방안과 발전 전략을 개발했다"며 "이후부터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면서 각종 국제행사 성공에 자원봉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는 2012년 말 42만7천607명에서 지난해 52만4천203명으로 2년 만에 약 10만 명이 증가했다. 인구 대비 등록률 역시 17.1%에서 21.0%로 3.9%포인트 늘었다. 봉사단체는 총 3천732개로 회원 수만 15만2천754명이다. 중장년 봉사단체가 1천785개로 가장 많으며 풀뿌리봉사단체가 1천259개에 달한다.

최근 대규모 행사에서 대구의 자원봉사 활동 분야는 다양해지고 있다. 2008 생활체육대축전의 경우 시민서포터스가 구성돼 자원봉사활동으로 응원과 행사 안내에 참여했고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서는 뉴스타트자원봉사단 1천여 명을 구성해 시민들에게 대회 홍보 및 미소친절 도시 대구를 알리기 위한 홍보 캠페인을 함께하기도 했다.

시 윤지현 자원봉사팀장은 "2013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경우에는 대회 성격에 맞춰 자원봉사자가 장애인선수를 일대일로 지원하는 맞춤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며 "지역 자원봉사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 같은 성장은 일찌감치 대구시가 자원봉사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시는 대구자원봉사대상을 2003년 전국 최초로 제정해 지난해까지 총 12회에 걸쳐 36명에게 상패를 수여했으며 2005년에는 전국 최초로 공무원봉사단을 구성했다. 현재 공무원봉사단은 구'군을 포함해 99개(7천800여 명)가 활동 중이다.

윤 팀장은 "자원봉사자의 인정'보상문화 정착을 위해 2006년 8월 자원봉사 마일리지통장을 전국 최초로 발행했다"며 "자원봉사 실적 시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줄 수 있어 성과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원봉사 도시 전국에 알린다

대구시는 지역 자원봉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 지난달 27일 '재능나눔봉사단'을 발족했다. 재능나눔봉사단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이웃과 나누는 '재능기부' 형식의 자원봉사이다. 재능나눔봉사단은 10개 영역(교육'상담, 의료, 뷰티, 공연, 재가수리, 전자'기계정비, 요식업, 안전, 이벤트기술, 홈패션)으로 한 달간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8천500여 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총 289개 봉사단(8천400여 명)과 개인 126명으로 구성된 재능나눔봉사단은 앞으로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자율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제는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가 원하는 영역의 전문 자원봉사자를 재능나눔봉사단에서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시는 자원봉사자 저변 확대를 위해 올해 '전국자원봉사센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2월 시는 자원봉사 관련 중앙기관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전국 규모의 행사를 대구에서 개최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전국자원봉사박람회, 전국센터대회, 자원봉사문화행사 등 3개의 대형행사를 대구에서 동시에 열기로 했다.

김태성 시민소통과장은 "대구가 자원봉사 메카임을 전국에 다시 한 번 알리고 시민이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며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우리 지역을 찾게 되면 이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구 관광 활성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고 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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