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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한 축 몇 마리?"…어르신 학생들 "정답은 OO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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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학교 중학과정 60∼70대, '늦깎이 골든벨'서 실력 거뤄

23일 대구제일중학교에서 열린 대구내일학교
23일 대구제일중학교에서 열린 대구내일학교 '늦깎이 골든벨' 행사에 참가한 만학도들이 퀴즈를 풀며 즐거워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한글의 자음'모음의 개수는 몇 개?" "오징어 한 축은 몇 마리?"

23일 대구제일중학교 강당에서 '늦깎이 골든벨'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올해 처음 열린 이날 행사의 참가자는 주로 60, 70대 '어르신 학생'들이 다니는 대구내일학교 중학과정 학습자들로, 이날 골든벨엔 1~3학년 7개 반에서 4~6명씩 팀을 이룬 총 29개 팀 155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뿐 아니라 가족 200여 명도 자리해 열띤 응원을 펼쳤다. 2학년 1반 구말선(72) 할머니 가족은 딸, 사위, 손자 등 6명이 '엄마 고맙습니다, 장모님 사랑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준비해 나와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이날 퀴즈는 어르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생활상식 문제 중심으로 출제됐다. '한글의 자음'모음의 개수' '오징어 한 축은 몇 마리?' 등의 문제를 가뿐히 푼 참가자들은 애국가 작곡가를 묻는 문제에서 잠시 머뭇거리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미처 답을 생각해내지 못한 팀은 옆 팀의 답판을 힐끗 보고는 '안의태'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골든벨 사이사이엔 동급생, 친구, 가족으로 구성된 13개 팀이 무대에 올라 합창, 민요, 고전무용, 하모니카 연주 등 공연을 하며 응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트로트 가요 '뿐이고'를 개사한 '공부뿐이고'를 부르고, '어우동' 복장을 차려입고 나와 춤을 춰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아들'딸'손자손녀 등 가족 9명이 총출동해 '비둘기 집'을 합창한 것을 본 2학년 김수본(74) 할머니는 "온 가족이 함께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를 들으니 가슴이 벅차다"고 감격해했다.

이날 총 25문제를 풀고 최종 5개 팀이 결선에 올랐고,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최후의 해전' 문제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졌다. 영광의 골든벨은 3학년 3팀(이현주'이옥이'이명자'이상신'이순란'최은애)이 울렸다.

대구내일학교는 중학교 학력이 없는 만 18세 이상을 위해 마련된 학력인정 문해교육기관으로 2013년 11월 대구제일중학교에 설치됐고, 현재 만학도 179명이 공부하고 있다.

이석수 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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