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은 건강하고 강한 야당을 보고 싶다

진통 끝에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혁신위 체제를 보는 국민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김 위원장은 "미래지향적이고 대중적이며 민주적인 혁신안을 만들어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국민의 요구 수준에 얼마나 근접한 혁신안을 만들어낼지, 그런 혁신안을 만들어냈다 해도 이것이 실천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금 새정치연합에 요구되는 혁신의 핵심은 기득권 포기인데 이는 곧 특정 계파의 양보나 희생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내분은 치유불능 상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은 이를 재확인시켰다.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천정배 의원 등 비노 인사들은 원색적인 욕설과 물세례를 받았다. 김상곤 혁신위가 기대한 결과를 낼지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것이 김 위원장이 말 그대로 '전권'을 위임받았느냐이다. 그렇지 않다면 김상곤 혁신위는 실패한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5년간 선거 패배 후 세 번이나 혁신위를 만들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런 '흑역사'를 피하려면 당내 모든 계파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 중심에는 마땅히 '친노'가 서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비노'에게 친노는 비노가 기득권 세력이라고 했다. 그 말을 믿을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지방선거 반짝 승리 이후, 대선, 총선, 재보선에서 연전연패해왔다. 한마디로 국민은 새정치연합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이 선거전략뿐만 아니라 국민적 의제 설정이나 국가적 미래 비전 제시에서 새누리당을 앞서지 못한데다 정략을 앞세운 '정치투쟁'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잘못해도 국민이 계속 새누리당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낳았다. 새누리당이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승한 것은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국민이 새정치연합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못한 여당을 대신할 믿음 가는 수권세력이 없다는 것은 새정치연합을 떠나 국민 전체의 불행이다. 이번 혁신이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의 불행은 되풀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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