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날 따라다니나? 후배!"(서상기 새누리당 국회의원측) "선배님이 지역구를 물려주기로 하지 않았습니까?"(주성영 전 새누리당 의원측)
21일 대구 북구 칠곡의 한 행사장. 서 의원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주 전 의원이 넉살 좋게 뒤를 쫓아와 북을 유권자인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요즘 대구 북을 선거구 큰 행사장에는 서 의원과 주 전 의원이 한 몸 같이 등장한다. 주 전 의원은 행사장에 갈 때마다 "서 의원님은 장관하실 분이다" "나에게 선거구를 물려주기로 했다"면서 서 의원을 자극한다. 개인사무실도 서 의원 사무실 바로 인근에 얻었다.
주 전 의원은 책임당원 확보전에도 열심이다. 지난달 책임당원 3천 명을 모집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북구에는 연고가 없던 주 전 의원이 온 뒤부터 "서 의원이 주 전 의원을 이 지역으로 오라고 했다" "서 의원은 아파서 선거에 못 나온다" "서 의원은 장관으로 가기 때문에 불출마한다" 등의 소문이 퍼졌다. 서 의원은 주 전 의원의 행보에 속이 쓰리지만 내색은 못하고 있다.
경북중고 선후배인 서 의원과 주 전 의원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 의원은 경북중과 경기고를 졸업했지만 경북중고 동문회를 같이하기 때문에 경북중고 45회다. 주 전 의원은 경북중고 57회다.
주 전 의원은 왜 서 의원 구역에 진을 쳤을까? 주 전 의원은 "지난 대구시장 경선 때 서 의원이 선거구를 물려주기로 했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대구시장 경선에 참여했다. 당시 서 의원은 컷오프를 통과했지만 주 전 의원은 컷오프됐다. 그 뒤 주 전 의원은 단식에 들어갔다가 서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한 대구시의원은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주 전 의원이 선배 지역구에 쉽게 갈 수 있겠나. 추론컨대 서 의원이 '시장에 당선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아 지역구를 물려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시장 당선 여부를 둘러싼 해석문제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상대하기도, 섞이고도 싶지 않다"며 "선거구를 물려준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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