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은 1995년 5월2일 광주 해태전에서의 프로 첫 홈런 이후 지난달 30일 잠실 LG전까지 모두 399개의 공을 담장 너머로 날려버렸다. 2일 포항구장에서 다시 한 번 손맛을 본다면 7천337일만에 국내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는 셈이다. 물론, 일본에서 8년간 활약하며 기록한 159개의 홈런은 뺀 수치다.
하지만, 이승엽의 숱한 홈런 공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구단이 보관하고 있는 것은 15개뿐이다. KBO리그 최초로 시즌 50홈런을 돌파했던 1999년이 10개(30'43'44'45'46'48'49'51'52'54호)로 가장 많다. 나머지는 2002년의 6년 연속 30호, 2003년의 56호(당시 아시아 홈런 신기록)와 개인 통산 299호'300호, 일본 요미우리 소속 시절이었던 한'일 통산 400호 등이다. 한'일 통산 400호는 이승엽의 부친인 이춘광씨가 구단 측에 기증했다.
삼성은 이들 기념구들을 새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통산 400호 홈런이 이 자리를 빛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전적으로 이 공을 주운 관중의 의사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위를 가릴 수 있도록 특수표시를 해둔 400호 홈런 공의 습득자가 구단에 기증한다면 구단으로부터 '선물'로 보답받을 수 있다. 최신형 휴대전화 갤럭시 S6 1대, 전지훈련 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 배트 등이다.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45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다 400홈런 공식 시상식이 열리는 대구 홈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는 기회도 얻는다.
그러나 '행운'을 움켜쥔 관람객이 개인적으로 소장할 가능성도 적지않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기록된 홈런 공 최고가가 1억2천만원에 이르는 덕분이다. 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 나왔던 300호 홈런(아시아 최연소)은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이 1억2천만원에 사들였다가 구단에 2013년 기증했다. 2003년 10월 2일 대구 롯데전에서 나온 아시아신기록 56호 홈런 공을 주웠다가 구단에 기증한 삼성 협력업체 직원은 답례로 56냥 황금 공을 받았다.
이승엽이 2~4일 포항 3연전에서 400홈런을 달성할 가능성은 꽤 커 보인다. 통산 포항 경기 통산 타율이 9홈런 포함 3할8푼9리(72타수 28안타)에 이르는 데다 롯데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과시해왔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통산 399홈런 중 롯데와의 경기에서 가장 많은 67개를 쏘아 올렸다. 롯데 이종운 감독 또한 정면 승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포항 구장을 직접 찾는 팬들은 잠자리채 대신 글러브를 가져가야 할 듯하다. KBO가 시행 중인 '세이프 캠페인'에 따라 길이 1m가 넘는 잠자리채의 경기장 반입이 금지된 탓이다. 삼성 측에 따르면 1일 오후 7시 현재 포항 구장은 전체 1만2천석 가운데 외야석은 매진된 상황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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