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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조씨 문중의 문헌자료] 매계 조위의 문집 / 조신이 지은 시화 잡록집

매계집. 창녕 조씨 문중 조지환 씨가 보관하고 있는 매계집은
매계집. 창녕 조씨 문중 조지환 씨가 보관하고 있는 매계집은 '건', '곤' 2책으로 구성돼 있다. 책 뒷부분에 1718년(숙종 44) 여름 직지사에서 간행하고 판각을 보관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매계집

매계집은 매계 조위의 문집이다. 조위의 이복동생 적암 조신이 갑자사화 이후 흩어진 유문을 수집해 연보와 함께 활자로 간행했다.

'초간본'은 완본이 현존하지 않고 연봉 1책(권1)이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초간본이 전하지 않자 1718년에 금릉군수 김무(金楙)가 후손 조세붕(曺世鵬)과 함께 간행하고 그 판각을 직지사(直指寺)에다 뒀다.

'중간본'은 5권 2책으로 간행됐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1928년에는 후손 조세영이 중간본을 기본으로 해 다시 간행했다. '삼간본'은 10권 5책으로 간행됐다. 현재 계명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시는 조위가 1498년(연산군 4년) 성절사(聖節使)로 중국을 오가면서 지은 것과 국내에서 읊은 시로 구분돼 있다. 국내에서의 시는 조위의 자형(姉兄)이자 스승인 김종직(金宗直)과 주고받은 것이 비교적 많다. 서(序)는 1481년(성종 12년) 왕명으로 두시(杜詩)를 언해(諺解)한 뒤 그 내력을 적은 두시서(杜詩序)가 있다.

또 1477년 성종의 명을 받고 쓴 독서당기(讀書堂記)가 있다. 1483년 정희왕후(貞熹王后)가 죽자 인수대비(仁粹大妃)와 인혜대비(仁惠大妃)가 그 유지를 받들어 죽은 왕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해인사를 중창했다는 내용의 해인사중창기(海印寺重創記)를 작성했다.

계와 의는 1479년 4월에서 1493년 10월까지 사이에 경연(經筵)에서 논의했던 일들을 적은 것이다. 사화실기에는 성종의 명에 의해 김종직의 시문을 찬집하게 된 것이 저자가 2차에 걸쳐 참혹한 화를 당하게 된 동기가 되었음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 밖에 김굉필(金宏弼)'홍귀달(洪貴達)'김일손(金馹孫)'이재(李縡)'송시열(宋時烈)'윤염(尹琰), 그리고 이정보(李鼎輔) 이하 27명의 저자에 대한 각종 기록이 있다.

◆소문쇄록

소문쇄록은 조신이 지은 시화 잡록집이다. 정본으로 볼 수 있는 원래의 소문쇄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가 대동야승에 24조로 채록돼 있으며 시화총림에도 54조가 수록돼 있다.

소문쇄록은 자잘한 이야기나 사건을 듣고 기록했다는 뜻이다. 내용은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활동했던 문인 지식층의 동향과 시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연, 임원준, 김종서, 안향, 안지, 신숙주 그리고 월산대군 등의 인물에 얽힌 일화와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경계 및 고적에 관한 내용, 서울에서 연경까지의 지리에 관한 것, 유구국까지의 경로 등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김생 등 명필에 관해 논평한 것과 문익점의 목화씨 전래에 관한 사실 등이 주목할 만하다. 시화에서는 고려조의 주요 시인 중에 이색을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정몽주와 안향 등의 시에 대한 평가도 보인다. 조선 초기 시인 중에서는 김시습, 어무적, 김종직 등을 거론한 것 이외에 승려 나규수에 대해 언급했다.

조신은 역관으로서 명나라에 일곱 번, 일본에 세 번 다녀왔다. 명나라에 갔올 때는 안남국의 사신과도 수창(시가를 서로 주고받으며 부름)해 명성이 외국에까지 알려졌던 인물이다. 이 책은 이러한 경험들을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외국과의 문화교류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 54항목에 달하는 시화의 내용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이르는 우리나라 한시의 발전 양상을 검토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후세의 야담이나 시화, 잡록집에 재인용되고 있기에 더욱 그 사료적, 문학적 가치가 있다. 신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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