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미를 자랑하는 보디빌딩이 생활 속의 대중 스포츠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보디빌딩은 20여 년의 짧은 역사 속에 세계인들이 겨루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나, 마니아들의 경쟁 무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의 특성상 우람하고 거대한 근육이 승부를 가리는 보디빌딩은 마니아들에겐 환호와 동경의 대상이지만 일반인들에겐 낯설고 혹은 징그럽게 여겨지는 운동이다.
그러나 최근 '몸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디빌딩이 균형잡힌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피트니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일반인들은 보디빌딩 선수들의 크고 울퉁불퉁한 근육보다는 자신이 갖고자 하는 이상적인 몸매의 기준을 그리스의 비너스상이나 이탈리아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처럼 여기고 있다.
더불어 보디빌딩대회도 '몸짱'을 바라는 일반인들의 심리를 반영, 이벤트와 쇼 형식의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해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대구시장배 보디빌딩대회는 이런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이 대회가 열린 대구보건대 인당홀은 현란한 조명과 더불어 화려한 무대 장치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통적인 보디빌딩 종목(체급과 나이로 구분)과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한 피트니스 종목이 함께 경기를 하면서 대회 분위기를 새롭게 한 것이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 종목은 여자 보디 피트니스, 뷰티바디, 뷰티바디모델, 남자 피지크 등이다.
여자 보디 피트니스는 눈이 부실 정도의 화려한 경기복과 하이힐을 신고 단순한 근육미 보다는 여성적인 신체의 자연미와 밸런스 등 멋진 포즈를 심사하는 종목이다.
뷰티바디는 스포츠 광고 영상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뷰티바디는 무대 연출과 의상 등이 결합한 스포츠 쇼맨십 형태로 진행됐다. 뷰티바디모델은 청바지를 입은 채 모델 워킹을 하며 자신의 몸매를 뽐내는 경기로, 다양한 쇼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피지크는 남자들이 참가하는 종목으로,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마치 여름철 해변을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나타났다. 보드 반바지를 입은 참가자들은 날카롭고 조각 같은 멋진 상체 근육으로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는 심사에서는 여성 관람객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피지크 종목에 참가한 이성훈'이지홍(이상 계명대 스포츠산업대학원) 선수는 "피트니스 종목은 대중의 흥미와 쇼적인 흥행 요소를 동시에 갖춘 매우 매력적인 종목이다"며 "요즘 많은 보디빌딩 선수와 동호인들이 이 종목에 참가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 "보디빌딩의 극단적인 식단이나 훈련과 비교하면 피트니스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몸짱'에 가장 이상적인 체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피트니스 종목을 주관한 대구시보디빌딩협회 박기범 이사는 "시대의 흐름 속에 육체미 중심의 보디빌딩에서 미적 감각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피트니스가 대세를 보이고 있다.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대회가 마련되고, 피트니스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피트니스 대회는 더욱 발전해 미인대회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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