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시민 행복이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3시 40분 대구시는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현장소통시장실'을 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해 300여 명이 참석해 대체교사 지원 확대, 보육료 차액 학부모 부담분 지원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가정어린이집 취사부 인건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권 시장은 "가정어린이집 전체에 월 30만원을 지원하는 경우 연 20억원 정도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중앙정부와 제도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과 연계해 개선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현장소통시장실이 시민과 소통하는 시 정책 결정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의 소리를 듣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이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현장에서 듣고 답을 찾다
현장소통시장실은 민원 발생지역, 취약지역'계층 등 현안 발생 민생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지난해 7월 15일 칠성종합시장에서 처음 시작했다. 올 5월까지 총 56개소를 찾아다니며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263건의 현안에 관해 토론했다"며 "이 가운데 121건을 추진 완료했으며 나머지도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현장소통시장실은 기대 이상으로 굵직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대표적인 것이 4차순환도로 도동 측백수림 구간 터널화에 대한 논의다. 동구 도동 향산마을은 기존 경부, 대구~포항고속도로가 인접한 상황에서 마을 북측에 대구순환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확정되면서 소음 피해 및 미관 저해와 차량 매연 등으로 도동 측백 수림 훼손 등의 우려를 낳았다.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가운데 지난해 9월 민생현장시장실에서 나온 의견을 받아들여 대구시는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 등에 노선(설계) 변경 검토 요청을 보냈고 노선 변경 설계비 10억원이 국비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3월 도로공사 노선 변경(안)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거쳤으며 4월 갈등조정협의회도 구성했다.
대구시 이근수 시민협력팀장은 "수성의료지구의 보상가 현실화 요구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현장소통시장실을 연 뒤 수차례 협의를 통해 올 4월 원만한 협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안심연료단지폐지 및 후적지 개발, 공동 노력 합의 등의 성과를 올렸다.
◆주제를 찾아 현장 민원 발굴한다
이 같은 현장 면담 방식은 시민의 만족도도 높였다. 지난해 대구시가 현장소통시장실 운영에 대해 참석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6.8%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주는 유례없는 일로서 그 자체가 감동적이었다'는 평이 많았다. 미흡했다는 평가는 2.4%에 불과했으며 96.5%가 현장소통시장실의 지속 운영을 희망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소통시장실은 좀 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주제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바꾼다. 그동안 현장소통시장실은 시가 사전에 정한 현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수성의료지구 보상문제 ▷안심연료단지 문제 ▷달서구 교통 문제 ▷서대구 공단 문제 ▷칠성시장 정비사업 문제 등은 오래전부터 시에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던 것이었다.
대구시 김태성 시민소통과장은 "지금까지 주로 민원(갈등) 발생지역, 취약지역'계층 등 현안 발생 현장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며 "이러한 움직임을 테마 중심으로 조금씩 바꾸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주제를 세분화하고 일반 시민의 민원뿐 아니라 각 전문 집단의 민원 해결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것. 실제 지난달에 실시한 현장소통시장실의 경우 '육아'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인 토론으로 시책 수립의 방향성을 잡았다.
특히 혁신도시에 공공기관 입주가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이곳을 방문해 현장에서의 애로사항들을 듣고 점검할 예정이다. 또 마을기업과 택시 및 운전기사 등 직업과 시민단체 등에 대해서도 하나하나씩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세세히 들을 계획이다.
대구시 황종길 시민행복국장은 "대구시정을 수립하는 밑거름으로 현장소통시장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분된 주제, 시민들이 가려워하는 모든 것을 듣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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