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없는 노인들에 새 희망 전달
#열악한 환경 속 후배들엔 힘 실어줘
"지난 50년 동안 200여 편의 연극을 했습니다. 수많은 군상을 연기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배역마다 철저히 녹아들지 못했던 것이 늘 아쉽습니다. 만약 연극을 처음 시작한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욱 '찐하게' 연극을 하고 싶어요. 이 작품 제목이 바로 그런 뜻입니다."
연극 인생 50년과 실제 인생 고희(70세)를 기념하는 연극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을 준비하고 있는 배우 김현규를 만났다. 이 연극은 김현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같은 노년들 및 연극계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글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던 70대들이 새 인생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내용은 이렇다. 한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대학 연극반 동기인 세 친구, 연극반 후배이자 죽은 친구의 전처, 이렇게 4명이 모인다. 어느덧 70대가 된 이들은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우며 지난 인생 역정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대학 연극반 때의 열정을 불러와 '실버극단'으로 활동하기로 결심한다.
김현규는 한때 위암으로 투병생활을 했지만 극복하고 연극계에 복귀해 현재 후배들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생의 어떤 중대한 계기를 발판 삼아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작품 속 인물들과 닮았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배우 김현규는 동반 출연하는 70대의 배우 서영우와 함께 노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역시 함께하는 중년의 두 후배 배우 이송희(극단 이송희레퍼토리 대표)와 김미향(극단 원각사 대표)은 선배들을 따라 다가올 70대의 삶을 이해해 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연극을 포함해 어떤 분야든지요. 노년들도 첫 시작의 마음가짐만 있다면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작품입니다."
김현규는 이 작품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말도 있단다.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이끌어주는 선배가 없어 늘 아쉬웠습니다. 또 정년이 없어 평생 할 수 있는 것이 연극이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늘 환경은 열악해요. 이 공연을 마치면 대구 연극계 후배들 뒷바라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대성 작, 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 연출의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은 다음 달 1일(수)부터 5일(일)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우전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석 2만원.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5시. 053)653-2086.
▶김현규= 1964년 연극 '해풍'으로 배우로 데뷔했다. '햄릿' '춘향전' '뜨거운 땅' 등 고전과 창작극을 막론한 200여 편의 연극 작품에 참여했다. 또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에 아버지 역할로 500여 회, 뮤지컬 '미용명가'의 할아버지 역할로 300여 회 무대에 올랐다. 2005년 대구 대명공연문화거리의 시작을 알린 우전 소극장을 설립했다. 우전(友田)은 김현규 자신의 호(號)다. 금복문화상, 금오대상문화상, 한국연극협회공로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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