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의 꿈을 담은 오징어배가 힘차게 물살을 가른다. 목표 어장은 러시아 북부 해역. 항구를 출발해 밤낮 쉴 새 없이 달려도 약 이틀이 걸리는 거리다. 2~3개월 동안 러시아 해역에 머물며 어선들은 문득 떠오르는 향수를 노동의 힘겨움과 풍어의 기쁨으로 달랠 수밖에 없다.
지난 1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항에서는 러시아 어장으로 떠나는 어선들의 안전운항을 기원하는 출어식이 열렸다.
이날 출어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도의원, 해경, 수협, 어업인 등 30여 명이 참석해 먼 타국 해역에서 험한 파도와 맞서 싸울 오징어채낚기 선단 6척에 구급의약품을 전달하고, 안전조업을 당부했다.
이번에 러시아로 출어하는 어선은 전국에서 모두 66척. 이 중 절반인 33척이 경북에서 출발한다. 경북이 러시아 출어 수산업의 전진기지인 셈이다. 이 외 강원도 28척, 부산 4척, 울산 1척 순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어획 쿼터량(어획 한계량)은 2천768t(오징어 2천739t'복어 29t)이다. 평균 어획실적 1천800t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치로 평가된다. 러시아에 지불하는 입어료는 지난해와 같이 1t당 오징어 103달러, 복어 90달러다.
한편 지난해에는 한'러 간 어업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출어 일자가 지연되면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경북도 조사결과 지난해 채낚기어선 47척이 러시아로 출어해 1천581t(1척당 33t)을 어획하고 51억원(1척당 1억900여만원)의 외획고를 올렸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출어식에서 "많이 잡아 많은 소득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하게 선원 여러분들이 고향을 찾는 게 더욱 중요하다"면서 "맛있는 어류를 가득 잡아와서 돌아오시면 함께 웃으며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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