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투기, 시민의식이 문제다

대구시내 도심 곳곳이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별난 커피 선호의식에다 최근 카페 골목이 번성하고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테이크아웃 문화까지 확산되자, 거리마다 일회용 컵이 나뒹굴고 있다. 번화가의 지하철역 입구 벽쪽이나 버스 승강장 인근 그리고 야외무대나 가로수 주변까지 시민들이 버린 일회용 컵 때문에 도시환경이 크게 오염되고 있다.

특히 대구시가 행정지침으로 커피와 음료수가 든 일회용 컵을 들고 시내버스를 타는 것을 금지하자, 버스 승강장 벤치에 마시다 남은 커피 컵을 내버려두고 탑승하는 얌체 시민까지 늘어나고 있다. 일부 버스 승강장 주변은 휴지통에 무더기로 쌓인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과 바닥으로 흘러내린 내용물들이 뒤범벅되어 환경미화원들이 처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민의식 실종의 적나라한 현장이다.

일회용 컵 처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과 아이디어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미지수이다. 내용물과 컵을 따로 버리도록 새로운 휴지통을 설치했지만, 시민들이 쓰레기까지 분별없이 버리는 바람에 분리작업과 물 세척에 또 다른 인력과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그렇다고 휴지통을 없애면 일회용 컵을 아무 데다 버리기 일쑤이다.

서울의 명동 번화가에 이어 대구 중구에서도 경상감영공원 등지에 커피 컵 모양의 휴지통을 설치해 일회용 컵만 버리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전용수거함의 플라스틱 컵을 선별해 재생원료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방안도 시민의 자발적인 환경의식이 뒤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투기 현장을 적발해 강력한 과태료 부과 처분을 하는 방법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커피 전문점은 더 늘어날 것이고, 테이크아웃 문화도 성행할 것이다. 일회용 음료수 컵의 무분별한 투기는 도시환경 훼손과 자원 낭비의 주범이다. 일정량의 플라스틱 컵을 회수하는 커피점이나 빌딩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테이크아웃점에서 개인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주는 방안 등 환경오염 방지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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