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등록 장애인 2만5799명, 달랑 4대…동행 못하는 '동행콜'

일주일씩 대기하다 포기 속출, 구입비 모두 확보된 상태지만 시 예산 집행 미뤄 불편 가중

포항시가 운영하는 교통 약자 택시 서비스인
포항시가 운영하는 교통 약자 택시 서비스인 '동행콜'이 부족한 차량 대수로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포항 신동우 기자

휠체어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포항 택시 서비스인 '동행콜'이 부족한 차량 대수로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차량 구입비가 모두 확보된 상태지만, 포항시의 준비 부족으로 차량 구입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 약자 택시 서비스란 휠체어 장애인, 이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을 위해 지자체가 승합차를 마련, 콜택시처럼 운영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교통 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장애인 200명당 1대꼴로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국책사업이다.

지역에 따라 '착한 수레'(경기 안양), '해피콜'(구미) 등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휠체어를 실을 수 있도록 리프트 등 특수장비를 장착한 카니발이나 스타렉스 등 승합차를 지자체가 구입해 활용하고 있다. 차량 구입비는 대략 국비 50%'도비 15%'지자체비 35%씩 부담한다.

포항에서는 올해 3월부터 '동행콜'이란 이름으로 교통 약자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가격도 포항시내 기본 5㎞ 1천100원'추가요금 1㎞당 200원'한도 5천원 등 무척 싸다. 포항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이동해도 5천원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만약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도 대구 경북대병원까지 평균 3만9천원이 드는 등 일반택시(평균 11만원)보다 약 70% 싼 가격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처럼 이동이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 덕에 동행콜은 하루평균 60건의 문의가 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정작 동행콜을 이용하려면 며칠씩 기다려야 하거나, 아예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포항시 통계자료를 보면 포항의 등록 장애인은 2만5천799명.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만3천570명이 지체장애인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동행콜 차량은 현재 4대가 전부다. 지난달부터 해피콜을 시작한 구미에 비해서도 2대나 적은 숫자다.

포항의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일주일 전에 예약해도 동행콜 차량을 배당 받기 어렵다"면서 "급한 일이 있을 때면 차라리 지인이나 친척에게 부탁하는 게 더 낫다. 이처럼 불편이 많은데도 왜 증차를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포항시는 올해 말까지 20대가량의 국비 예산 지원을 약속받은 상태다. 또한 7월까지 11대의 동행콜 차량을 확보하기로 하고 이미 운전기사까지 모두 채용했다. 하지만 정작 차량 주문을 하지 않아 해당 예산은 집행이 미뤄지고 있으며, 미리 채용한 운전기사들도 대기발령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비가 지급되는 사업 특성상 여러 가지 절차와 차량 선정에 관한 마찰 등으로 차량 구입이 미뤄졌다는 것이 포항시가 밝힌 이유다.

포항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국비지원 사업이라도 차량구입비만 지원될 뿐, 운전기사 임금과 운영비 등 많은 금액이 지자체 부담으로 떨어진다.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았다"면서 "조속히 절차를 마무리 지어 이달 내로 7대를 추가 주문하고 2016년까지 목표한 30대의 차량을 정상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동행콜 차량의 운영에 대해 포항시의 늑장 대응을 탓하는 비난도 적지 않다.

포항시의회 김우현 의원은 "2013년에 관련 법이 시행됐지만, 포항시는 지난해부터 부랴부랴 사업을 시행하다보니 이것저것 많이 늦은게 사실"이라며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차량을 빨리 확보하도록 의회에서도 강력히 주문했다"고 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