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대는 웁니다' 직장 못 구해서, 직장에서 나와서

20대 실업자 상반기 41만명, 2000년대 들어 사상 최고

20대는 고달프다. 대학을 나와서도 취업 전까지 평균 1년을 '백수'로 지내는데 기껏 구한 첫 직장은 비정규직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직장을 아예 못 구하거나 구한 직장에서 평균 1년3개월 만에 나오다 보니 올해 상반기 20대 청년 실업자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20대 실업자, 2000년 來 사상 최고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29세 실업자는 41만 명으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직전 최대치는 2000년 상반기의 40만2천500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0년 33만 명대였던 20대 실업자는 2013년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다가, 지난해 38만 명대로 뛴 후 올해 40만 명대를 넘어섰다. 2년 만에 10만 명이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급작스러운 20대 실업자 증가를 경기 부진과 지난해 나타난 고용 호조의 '후폭풍'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3만3천 명 늘어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대 취업자도 5만6천 명 늘었다.

문제는 상당수의 청년 취업자가 1년 이하의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첫 직장을 잡아 1∼2년 안에 그만두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기준으로 15∼29세 청년층 가운데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만둬야 하거나 일시적으로만 일할 수 있는 곳을 첫 직장으로 잡은 사람이 34.8%였다.

청년 취업자 3명 중 1명이 고용이 불안정한 곳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청년은 전체 청년 취업자의 19.6%였다. 1년 전(19.5%)보다 비율이 소폭 높아졌다. 첫 일자리를 그만두고 나온 청년층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2.6개월이었다. 이들이 다시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실업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취업 원하는 116만 명, 고용절벽 우려

실업자에다 잠재적 구직자, 시간제 업무를 원하는 추가 취업 희망자 등을 더하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 규모는 더 커진다. 지난 6월 현재 15∼29세 실업자는 44만9천 명, 시간제 관련 추가 취업 희망자는 6만5천 명, 잠재 구직자는 64만3천 명이었다. 모두 더하면 116만 명이 취업을 원하지만 못하고 있다. 특히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절벽이 우려되자 정부는 이번 주 초 청년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청년 고용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기업은 '청년 눈높이'를, 청년 구직자는 '기업의 노력 부족'을 꼽아 견해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청년 고용 제약요인 인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은 '청년 눈높이'(8.12점), '경기 침체'(7.85), '정년 60세 의무화'(7.69), '학력 과잉 및 학교 교육'(7.68), '기득권 중심 노동운동'(7.49) 등 순으로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청년 구직자는 '기업의 노력 부족'(7.72), '학력 과잉 및 학교 교육'(7.70), '경기 침체'(7.67), '정부 및 정치권 정책 실패'(7.38), '기득권 중심 노동운동'(7.08) 등의 순으로 청년 고용 제약 요인을 꼽아 기업과 상당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대구시, 수요자 중심 취업프로그램 가동

대구시는 구직자의 다양한 계층별'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취업지원사업인 '수요자 중심의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요자 중심의 취업지원프로그램은 총 410명의 구직자에게 다양한 취업교육을 제공하고자 4개 과정으로 진행되며, 운영 기간은 8월부터 10월까지다.

주요 프로그램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YES프로그램'(40명) ▷제2의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경력단절 여성과 중장년층을 위한 '내 꿈을 잡아라'(40명) ▷기업체 대표와 인사 담당자로부터 구직 스킬을 직접 배우는 '멘토 스쿨'(30명) ▷구직활동에 지친 청년을 위로하는 '취(업)중진담' 콘서트'(300명)로 구성돼 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 내용과 참가 신청서는 대구시 원스톱일자리지원센터 홈페이지(http://daegu.work.go.kr)를 참조하면 된다. 신청서는 이달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이메일(career_khj@naver.com)로 제출하면 된다.

프로그램별 지원 자격은 YES프로그램, 멘토 스쿨, 취(업)중진담은 만 19세~34세 청년층이며, 내 꿈을 잡아라는 재취업을 준비 중인 경력단절여성과 장년층이다. 문의는 수요자 중심 취업지원프로그램 운영사인 갬콤 주식회사(053-745-4264)로 하면 된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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