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이 중심되는 '자율동아리'…혜화여고 '대구 살리기'·경북여고 '라디언스'

대구 혜화여고 1학년
대구 혜화여고 1학년 '대구 살리기' 동아리 부원들이 그동한 활동한 어깨 띠를 두르고 교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김단유 학생 제공
생물 환경분야 진로 연계 탐구활동을 위한 경북여고
생물 환경분야 진로 연계 탐구활동을 위한 경북여고 '라디언스' 동아리 부원들이 활동 피켓을 들고 교정에 모였다. 경북여고 제공

동아리는 공통의 관심사와 유사한 취미, 재능, 진로, 적성 등을 가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단체 활동이다. 교내에 개설된 많은 동아리 가입 이외에도 학생은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 수도 있다. 이를 '자율동아리'라고 한다. 자율동아리는 기본적으로 학생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역할과 활동을 결정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과 능력을 창의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지역 고교의 자율동아리 우수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동아리 구성 요령과 학생부에 기재 방법 등을 알아본다.

◆대구 혜화여고 '대구 살리기'

지난 8월 초 용학도서관이 지체 장애인 거주 시설 '룸비니 동산'(대구시 만촌동)에 도서 300권을 전달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번 책 나눔 행사는 이곳 장애인을 대상으로 책 읽어 주기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이 책이 부족한 사실을 알고, 자신이 속한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도서를 기증할 단체를 찾아 성사시킨 것이다.

대구 혜화여고 1학년 학생 9명(김단유(부장), 권유정, 김윤아, 이귀연, 우효주, 이세의, 이혜원, 정예령, 도혜리)으로 구성된 '대구 살리기' 동아리가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대구 살리기 동아리는 학생의 아이디어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찾아보려고 올해 초 결성됐다. 학생들은 경제, 사람, 교육, 문화, 얼 등 분야별 대구 살리기 활동 계획을 짰다.

동아리 차원에서 지난 5월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 시민퍼레이드에 참가, 지역의 안경'섬유산업 부흥 캠페인을 벌였다.

학생들은 대구 시민행복제안센터에 중구 3'1운동 계단 역사현장을 오감만족 체험(한복 비치, 계단 그림, 포토존'만세운동 함성기 설치 등) 제안을 하여 그중 5가지가 채택됐고, 대구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 주변 녹화'경관사업 제안도 받아들여졌다. 또 수성경찰서와 손잡고 온'오프라인에서 '4대 악(惡) 근절 서포터스'로 활약 중이다.

동아리 부장 김단유 학생은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집중된다는 여러 보도를 접하고, 내가 살고 있는 대구를 위한 역할을 찾기 위해 동아리를 결성했다"면서 "내년에는 고교생 연합동아리로 만들고 싶다. 청소년 모두가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 차원에서 대구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실천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재완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대입 수시 전형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아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진정성이 느껴져 기꺼이 지도 역할을 맡았다. 대구 발전을 위해 학생의 힘을 보태는 활동이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했다.

◆경북여고 '라디언스'(Radiance)

'빛을 발하다'라는 의미의 '라디언스'(Radiance)는 현재 3학년인 공수진(부장), 곽민정, 배영진, 조정인, 이하진 학생이 지난해 만든 생물'환경분야 진로 연계 탐구활동을 위한 동아리다.

학생들은 골칫거리인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고, 구체적으로 학교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본격적인 활동 전 학교 영양사 면담과 교내 음식물 쓰레기 배출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또 대구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을 견학하며 학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학생들은 먼저 학교 음식물 쓰레기 배출 감소를 위한 활동으로 '잔반 남기지 않기' 전교생 서명운동과 학급대항 행사, 점심시간 잔반 줄이기 캠페인을 펼쳤다. 창작물 공모전도 기획해 시상하는 등 교내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유도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정도를 표시한 '잔반 신호등'을 교내 급식실에 설치 후 학생들의 잔반 배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이러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지역 매스컴과 교육청 SNS 등에 소개됐다.

또 학생들은 배출된 음식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해 EM(유용미생물) 퇴비 만들기에 나섰다.

남구청 공무원을 초청하여 EM 제작 방법과 EM을 활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을 배우고, 급식실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이러한 라디언스의 다양한 활동은 환경부 주최 제4회 청소년 자원순환활동 공모전 최우수상,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사-학생 학습공동체 활동 장려상, 교내 진로 연계 집중 탐구활동 최우수상을 받았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동아리 활동이 학생들에게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배출 감소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김대이 지도교사는 "자율동아리의 특성상 학생들의 활동시간이 방과 후와 주말에 국한되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지난해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시간 정도 교육과정 내에 활동이 보장되도록 했다"면서 "학교 측은 또 동아리 부장들 리더십 교육과 소논문 형식의 활동 모음집을 발간하는 등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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