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폭발 후 내부 분열 올 것
여지껏 당하고도 뾰족한 대응 못 해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정신 차려야
북한 '목함 지뢰'에 의해 멀쩡한 우리 하사관 두 명의 발목이 날아갔다. 지뢰 폭발 당시 현장 병사들은 '북한 소행'을 확신했지만, 도발 나흘 뒤(8일)에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렸고 국민들에게는 일주일 만에 알려졌다. 일주일이라는 기간은 공중 폭격 후 지상 정리와 목적 달성으로 연결되는 현대전(現代戰)의 특성상, 한차례 전투를 치르고 끝내기에 너끈한 시간이다.
비상 국면에 국방부와 청와대, 국방부와 통일부, 국방부와 정치권이 서로 엇갈리는 말들을 뱉어 놓으면서 SNS상으로는 천안함 때처럼 '지뢰 도발 자작설'이라는 독버섯이 자라고 있다. 혹여라도 진짜 전쟁이 터지면 싸움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잔뜩 높여 놓은 국방부가 내놓은 해법은 더 기가 찬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뻥뻥 큰소리치더니 겨우 '확성기를 통한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고, 비무장 지대의 우거진 초목을 베어낸다는 '제2 미류나무' 작전을 발표했다. 대략 어이 상실이다.
정전 후 북한은 2011년까지 무려 2천660회에 이르는 도발을 감행했다(국방일보). 푸에블로호 납치를 저지른 김일성에서부터 몰래 DMZ 지뢰 도발을 행한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빈틈을 노린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때 미국은 북한 공격을 강력하게 원했으나 우리 경제력이 북한에 뒤져서 극구 만류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열 손 재배하고 앉아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의만 다지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수색하던 하사 둘 발목 날아가게 하고, 보복전을 안 하는 대한민국은 등신이다. 북한 애들은 이미 알고 있다. 원점 타격, 원점 타격 그러지만 원점을 숨기는 도발에는 손발 묶인 채 그냥 당하고만 있을 것이라는 것을 수십 년 경험을 통해 훤히 꿰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미국이라면 바로 때렸을 것이다. 미국은 당하고 있는 나라가 아니다. 정의가 아니면 죽었으면 죽었지 끝까지 보복한다. 9'11 테러를 당하고 난 뒤에는 온 미국인들이 들고 나섰다. 2만 명, 5만 명 더 죽어도 좋으니 테러 집단을 응징하라고 했다. 테러 집단을 그냥 놔두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이 나라를 강하게 만든다. 젊은이들은 내가 죽어도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고, 어머니들은 설사 아들이 죽더라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툭하면 평화와 통일을 거론한다. 하지만 오래전 마키아벨리가 공언한 "국제 사회에서 돈과 힘이 없으면 무의미해진다"는 단순 공식을 실천하지 않는다. 평화도 좋고, 통일도 좋다. 그러나 강력한 안보 없는 평화가 어디 있으며, 확실한 힘의 우위 없는 통일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데, 통일하기 쉽다. 그냥 손들고 북한 체제 밑으로 들어가면 그날로 통일이다. 그러나 그걸 원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남북이 분단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다 같은 사람인데, 몰래 대인지뢰 매설해서 사람을 멧돼지 잡듯이 하나.그렇게 비인간적인 집단들하고 통일을 논할 수 있나. 나는 결코 통일반대론자는 아니지만, 북한이 발목 지뢰를 숨겼다는 것은 대한민국 군인을 인간 취급도 안 한 것이라고 본다. 같은 민족이라고 여긴 게 아니란 말이다. 거꾸로 우리라면 북한 애들한테 몰래 발목 지뢰를 숨겨놓을 수 있겠나.
북한은 발목 지뢰를 숨겨놓으면서 이런 결과를 예상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잘살게 되었다고 국가 소중한 줄 모르는 사람들 천지인 대한민국은 금방 SNS상으로 '지뢰 자작설'이 터져 나오고 뒤이어 내부 갈등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다시 또 북한 손아귀에서 놀아날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서로 손가락질을 자제하고, 정신 바짝 차려서 잘못한 것을 하나하나 바로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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