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사람이 재산이다

일개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간외교관을 자청하고 나선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작게나마 한일 문화교류라는 특화된 커뮤니티 공간을 오픈하고 나서 그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최근에는 토요일 저녁마다 일본의 각 지역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사투리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강좌는 대구지역에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 주재원이 요청해서 만들어진 강좌이다. 우리가 하는 일에 깊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던 분이 회사 사정으로 10월에 일본으로 완전 귀국하게 되면서 4년 가까이 생활한 대구에서 마지막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강좌를 제안한 것이었다. 회사 업무를 끝내고 가족과의 달콤한 휴식을 즐길 주말 시간을 일부러 할애하여 봉사하고 싶다는 제안을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어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오사카 출신인 이분은 회사 일을 하는 틈틈이 자원봉사로 아마추어 야구감독도 하고 있다고 했다. 평소에도 다양한 형태로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민들과 교류를 해 온 터라, 대구에서의 좋은 추억을 선사해 주고 싶기도 했다.

처음에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문화와 언어, 알짜배기 여행 정보 등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강좌가 기획되었다. 마침 휴가철이라 오사카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종종 여행 정보를 얻으러 방문을 하셨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과 경상도만큼이나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언어와 문화를 가진 지역이 일본의 오사카 지역이다. 학교와 같은 정규수업에서는 좀처럼 배울 수 없는 그 지역 특유의 사투리나 문화, 음식, 여행 정보 등을 소개한 강좌라서 그런지 참가자들의 호응이 무척 좋았다. 특별기획이긴 했으나 오사카 지역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쉬워 이제는 오사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출신 주재원들도 이 강좌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한일 간 기업문화의 차이 등과 같은 얘기도 나누며 교류의 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간 진행해 온 기획 강좌들은 주로 결혼하여 이주한 여성분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육아를 책임지는 여성들이다 보니 주로 평일 시간에 강좌가 꾸려지는 경우가 많아 참여자들도 여성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 되면 대구지역에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의 주재원들도 가끔씩 들러 대구하루의 활동이나 강좌에 대한 문의를 해 오곤 했었는데 이런 기획을 통해 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소소하게나마 마련할 수 있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 대부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지역민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즐거워하며 흔쾌히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을 나눠주는 이 사람들이 지난 6개월간 내가 얻은 일의 성과이자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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