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리 준비하는 웨딩 시즌] 준비 과정서 마찰 줄이려면

혼수 가전·가구 가격 수준 신랑·신부 미리 조율을

과거에는 그릇은 칠성시장, 이불은 서문시장 등을 다니며 혼수를 준비했다면 최근에는 한 건물에서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살 수 있는 백화점식 혼수 매장이 늘고 있다. 위웨딩혼수백화점 제공
과거에는 그릇은 칠성시장, 이불은 서문시장 등을 다니며 혼수를 준비했다면 최근에는 한 건물에서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살 수 있는 백화점식 혼수 매장이 늘고 있다. 위웨딩혼수백화점 제공

12월 말 결혼 예정인 정모(32) 씨는 얼마 전 여자 친구와 다퉜다. 잦은 휴일 근무 탓에 정 씨는 여자 친구와 함께 결혼 준비를 하지 못한다. 대신 모든 걸 여자 친구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여자 친구가 결제해 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자 친구는 아직 문을 열지도 않은 예식장을 조감도만 보고 계약금을 걸어뒀다. 예약해 둔 신혼여행지 역시 더 알아보면 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숙소에 묵을 수도 있었다. 정 씨가 불평하자 여자 친구도 혼자서 모든 걸 알아보고 결정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하며 다툼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결혼 관련 커뮤니티에는 결혼을 준비하다가 헤어질 위기에 놓인 연인들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사소한 습관부터 생활 방식의 차이, 경제적인 문제 등 결혼 준비 중 두 사람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는 곳곳에 있다. 결혼이란 망망대해에 항해를 나서기도 전에 거센 비바람이 부는 결혼 준비. 어떻게 해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일까?

◆혼수 준비 갈등 예방법

결혼 준비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갈등 앞에 너무나도 쉽게 좌절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혼수 트러블이 내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다. 대개 사소한 다툼에서 끝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심하면 파혼에 이르기도 하는 원인이 바로 혼수 트러블이다. 다툼이 일어나는 이유 대부분은 돈 문제이다. 혼수 예산이 다르거나 각자 꿈꿔왔던 신혼집의 모습이 다르므로 그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다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의 경제적 여건이 똑같을 수는 없으니 순조로운 혼수 준비를 위해선 이해와 타협이 필수이다. 게다가 과욕은 금물이다. 혼수는 결혼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을 갖추는 것이지 남 보란 듯이 준비하는 게 아니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는 둘 간의 합의이다. 두 사람이 결혼 준비 예산을 정하고 꼭 필요한 것과 무리해서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세상만사가 그렇지만 혼수 준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지난해 결혼한 서현옥(31) 씨는 "혼수를 준비할 때 신랑이 TV 선택권은 남편이, 침대 선택권은 내가 갖는 걸로 하고 각각 가장 좋은 제품으로 골랐다. 그 대신 전체 혼수 예산에 맞춰서 다른 부분은 조금씩 저렴한 제품으로 사서 말썽이 생기는 걸 막았다"고 했다.

◆실용적인 소비로 혼수를 준비하자

대한민국 미혼 남녀들이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예비부부들의 혼수 구매 패턴도 실용적인 소비로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상표를 중시했다면 최근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서 복합기능을 갖춘 제품을 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가전제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좁은 공간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정수기 기능, 김치 냉장고 기능 등을 갖춘 복합형 제품들이 인기다. 이렇게 복합기능을 갖춘 제품은 각각의 제품을 사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복합기능은 혼수 가구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혼수 가구 구매의 특징은 태어날 아이까지 고려해 육아 공간인 거실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혼살림부터 아이의 육아용품까지 늘어난 생활용품을 수납하는 공간을 극대화하고, 면역성이 떨어지는 유아를 위한 친환경 마감질과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이 인기를 끈다. 또한 침대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조명을 부착하고, 책장 역할을 하는 탁자 및 책상과 책장을 더한 옷장 등 신혼부부를 위한 패키지도 있다.

황나연 위웨딩혼수백화점 대표는 "예물도 과거처럼 무작정 화려하게 하기보다는 커플링처럼 착용하고 다닐 수 있는 제품에 다이아몬드를 박는다든지, 전통적인 예물시계 대신 괜찮은 브랜드의 시계를 나눠 끼는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경제력에 걸맞은 수준의 제품으로 혼수를 준비한다면 큰 부담없이 갖출 건 다 갖춰 준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