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농민들 "쌀값 폭락 못 참아…밥쌀 수입 중단하라"

시·군 10여 개 농민회서 서명운동…한가마니 3만원 내려 대책 요구

한 가마(80㎏) 18만원대인 쌀값이 최근 15만원대로 폭락하자 상주를 비롯한 경북 10여 개 시군 농민회가 정부의 밥쌀 수입 중단 및 쌀산업 보호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보호대책 수립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전국농민회총연합회 상주지부는 10일 농협중앙회 상주시지부 앞에서 "쌀값 폭락은 국내 밥쌀보다 20% 이상 싼 수입 밥쌀 탓"이라며 밥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2004년부터 도입하고 있는 밥쌀용 쌀 저가 판매가 국내 산지 쌀값을 하락시켜 왔다"며 "특히 2008년부터 2010년 사이는 도입가격보다 더 싸게 수입쌀을 판매하는 등 국내 쌀값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주장했다.

상주지부는 이날 "충북의 일부 마트는 20㎏들이 국내쌀은 4만1천800원, 미국쌀 칼로스는 3만4천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받아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중국산 수입 밥쌀의 도입가격은 한 가마 11만4천원이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4만7천원으로 도입가격보다 무려 6만7천원이나 더 싸게 판매했다.

미국산의 경우도 도입가격은 12만원이지만 1가마에 3만원씩 손해를 보고 9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민들은 "2008년과 2009년, 수입쌀을 도입가격보다 싸게 판매한 영향이 그다음 연도에 반영됐다. 이번 쌀값 폭락도 정부의 올해 수입 밥쌀 저가 판매 탓"이라며 "올해부터 가공용 쌀이 아닌 밥쌀은 수입 의무가 없는데도 정부가 밥쌀 수입에 적극 나서면서 식량 주권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