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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정규시즌 5연속 우승 의미는 '시스템 야구'

3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대 삼성 경기. 류중일 삼성 감독이 7회에 타격 중 부상을 입은 이지영을 지켜보고있다. 2015.10.3/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대 삼성 경기. 류중일 삼성 감독이 7회에 타격 중 부상을 입은 이지영을 지켜보고있다. 2015.10.3/연합뉴스

지난 2013년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신기록을 달성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그 기록을 5년으로 늘렸다. 삼성은 개천절인 3일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 넘버'를 모두 지우며 사상 초유의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획득한 삼성이 한국시리즈마저 제패한다면 한국프로야구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시리즈 5연패라는 대기록을 갖게 된다.

■정규시즌 우승의 의미

이날 넥센전 해설을 맡은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 연속 우승과 관련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굳이 말 할 필요도 없다. 삼성 라이온즈가 계속해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건 그만큼의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현장과 프런트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삼성의 강점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도 "삼성이 강한 것은 현장과 프런트가 잘 협력해온 결과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으면서도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선수들을 발굴해냈다는 게 바로 삼성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 비해 훨씬 더 힘든 게 정규시즌 우승이다. 기나긴 시즌을 관리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류중일 감독은 평소 허허 웃는 것과는 달리 정말 대단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10개 구단 시대의 첫 우승

삼성은 이번에도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2년 전에 사상 첫 9개 구단 시대의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냈고, 이번엔 사상 첫 10개 구단 시대의 첫 번째 우승 관문을 열어 젖혔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삼성은 시즌 초반 순항했으나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부침을 겪었다.

접전을 이어가다 7월15일 넥센과의 포항 홈경기에서 7대4로 승리하며 다시 1위에 올랐고, 이후 정규시즌 종료 시점까지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7월16일 넥센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의 의미도 컸다. 삼성은 이날 패했다면 3위까지 내려앉을 위기였다. 이날 삼성은 4대10으로 뒤진 경기를 17대13으로 뒤집는 뒷심을 보였다.

삼성은 정규시즌 막판에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9월25일 SK전부터 9월30일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패하면서 잔여 경기수와 우승 매직넘버가 '3'으로 같아졌다.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삼성의 저력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발휘됐다. 지난 2일 kt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이겨 매직넘버를 '1'로 줄였고, 3일 넥센을 꺾으면서 금자탑을 쌓았다.

■뿌리 내린 시스템 야구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과정에서 삼성 특유의 '시스템 야구'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규시즌 연속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견해다.

시스템이 구축되려면 프로세스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프로세스 없는 시스템이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어떤 조직이든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소통이 필수다. 현재 필요한 전력의 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3, 4년 후를 내다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성적이 곧 결과물인 조직 특성상, 야구단에선 늘 '당장을 위한 즉시전력 비축'과 '미래 육성'이란 두 목표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장과 프런트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플랜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요 전력의 군 복무 프로세스다. 지도자들은 선수를 2군에라도 쌓아두기를 원하지만 프런트는 미래 전력을 생각해야 한다. 소통과 협의가 있기에 삼성은 원활한 군 로테이션이 이뤄지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히트상품인 구자욱 역시 그런 노력에 따라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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