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금융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사건 재수사에 나섰다.
대구경찰청은 14일 수사관 10명으로 구성된 조희팔 사기 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조 씨 사건 자료를 분석하고 추적, 조사, 수사할 대상 재분류 작업에 나서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 최측근인 강태용의 검거 이후 재수사 결정을 내렸으며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경찰 연루자가 많은 만큼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뒤늦은 재수사에 대해 '뒷북 수사'란 비난이 일고 있다.
경찰은 2012년 조 씨 사망을 공식 발표한 뒤 사실상 조 씨 사건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 검찰이 지난해 재수사를 시작하면서 검찰 수사관과 전국조희팔피해자채권단 10여 명, 범죄 수익금을 은닉한 고철무역업자를 비롯해 총경급, 경위급 경찰관을 잇따라 구속했지만 경찰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
조 씨의 2인자 강태용이 10일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되고, 경찰청장이 나서 "조 씨가 사망했다고 판단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식으로 재수사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현재 전직 경찰관 2명과 조 씨 사기 사건 관련자 3명 등 5명가량을 수사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경찰관은 수사 무마 및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 중에는 강태용의 처남인 배모 씨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배 씨는 조 씨 사기 사건 당시 전산실장으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경찰 관계자는 "배 씨는 2, 3년 전부터 추적해 왔지만 소재 파악이 전혀 안 된 인물"이라며 "출국기록도 없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강 씨에게 지난 2007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전 경사급 경찰관 A(40) 씨를 중국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강 씨가 체포되자 도피를 위해 13일 오전 중국 광저우행 비행기에 탑승했고, 뒤늦게 이를 파악한 경찰이 인터폴과 중국 공안의 협조를 받아 광저우 공항에서 붙잡았다. 앞서 A씨는 2009년 중국 옌타이로 건너가 조 씨 측으로부터 골프 접대와 수십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조 씨 사건으로 구속되거나 수사 대상에 오른 경찰관만 현재까지 총 8명에 이른다. 하지만 강 씨가 국내에 소환된 후 진술 여하에 따라 수사받을 경찰관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지 않도록 전'현직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혹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라며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의 혐의도 경찰이 확인했었다. 뒷북 수사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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