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락의 계절이다. 결실의 기쁨 한편에서 초목의 우수가 떨어져 쌓이는 가을은 책을 벗하기에 제격이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가을 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성이 예민해지기 마련인 까닭이다. 심지어 바람이 차가워질 때면 바쁜 일상 속 책 한 구절이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해주고 안식이 되기도 한다. 이 가을, 나의 내면을 찌우는 마음의 양식으로 주린 영혼을 채워보자.
◆우리 아이가 읽을 만한 책
▷그림책 '우리 가족 납치 사건'=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언제나 쫓기듯 살아가다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 자유로운 한때를 만끽하고 싶다는 소망을 누군들 가져보지 않았을까. 이 책은 이러한 상상이 모티브가 돼 만들어졌다. 그래서 즉각적인 카타르시스와 허물없는 유희를 마음껏 즐긴 뒤 독자는 후련해진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힘을 얻을 수 있다. 내용은 간단하고 그림도 격을 맞춰 단순하면서 굵직굵직하다.
▷동화 '쥐포 스타일'=쥐포는 Gas 4의 줄임말이자 방귀와 인연이 깊은 네 명의 아이들이 지은 자신들의 별명이다. 그래서 방귀와 관련된 우스갯소리이겠거니 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방귀와 관련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마냥 웃기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쥐포 스타일'은 친구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외치던 11세 소년 구인내가 우연한 사건을 통해 친구라는 존재를 발견하고 우정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청소년 소설 '디하우에서 온 편지'=이 책은 일상 속에서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청소년 소설이다. 이 책에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 외국으로 돈을 벌러 간 아빠, 마을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장난을 일삼아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패거리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렇듯 평범한 인물들과 평범한 일상 속에 가족애, 왕따, 장애인에 대한 편견, 이민자에 대한 부조리, 인종 차별, 전쟁이 남긴 상흔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담고 있다. 또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 부드럽지만 강렬하게 경고한다.
▷인문학 서적 '소통하는 십 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문학에 취약한 중'고등학생에게 딱 맞는 책이다. 이 책은 2015년 고등학교 '고전' 과목 신설에 대비한 책이다.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 교수, 김근배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 등 인문학자'철학교사 7명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이순신의 '난중일기', 괴테의 '젊은 베르테의 고뇌' 등 동'서양 고전 7권의 핵심 원문을 발췌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십 대의 눈높이에 맞춘 고전 이야기를 통해 삶의 원동력이 될 만한 철학이나 지혜를 전한다. 각 고전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따라 새롭게 해석하는 법도 알려준다.
◆성인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인문학 서적 '고독이 필요한 시간'=타인이 보기에는 은둔 생활이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고독을 즐기는 생활을 5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소설가이자 공학박사인 저자의 고독론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가장 인간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고독이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늘 연결에 목말라하면서 외로움에 휘청거리는 현대인에게 '고독은 정말 괴로운 것일까'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우리가 외로운 것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그렇게 세뇌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각종 커뮤니티나 SNS로 어느 때보다 수많은 인연으로 얽혀 있으면서도 외로움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고독은 아무것도 아니며,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응원을 보낸다.
▷사회과학 서적 '일상의 경영학'=삶을 바꾸는 지혜를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흔히 경영학을 경영자의 학문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이가 많다. 여기서 경영자는 기업 의사결정의 맨 윗선에 위치하는 최고경영자와 같은 사람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경영은 우리가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삶의 영역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 활동이다. 따라서 우리도 경영자인 셈이다. 이 책은 먼 얘기, 남의 얘기와도 같은 경영학을 우리 곁에 데려다 준다. 정확히는 우리에게 경영학적 관점을 수월하게 가르쳐준다. 또한 역사, 문학, 철학, 예술에 이르는 인문학의 다양한 프레임을 통해 경영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추천도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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