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 1-60돌 환갑을 맞은 당신께

지금 시간 새벽 4시 50분

따뜻한 침실에서

몰래 나와서 필을 들고

먼저 60돌 갑년생일을 축하 드려요.

꽃다운 나이 스물넷에 나를 만나

결혼한 지 벌써 36년 하고도

아홉달이 바로 내일이군요.

그때가 1979년 1월 7일이었지요.

그 일이 눈앞에 선한데

세월 참 너무 빠르답니다.

오늘 아침 우리 백두대간 협곡열차 타고 기차여행 떠나요.

어제 낮에 급히 예약하고 송금하였답니다.

여보, 당신 회갑축하는 뭐니 뭐니 해도 사흘 전에 태어난

우리들의 금지옥엽 손자랍니다.

여기에 그간 틈틈이 모아온

내 비자금을 그 모두 꺼내어

생일 축하금으로 동봉해 드리오니 기쁘게 받으시라.

당신, 우리 후반기 인생은

걸을 수 있는 힘 있을 때까지

즐겁게 여행다녀요. 비행기와 기차, 때로는 내 개인택시를 타고

부지런히 여행 즐기면서

먼 훗날 아쉬움과 후회없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우리 부지런히 여행 다녀요.

여보, 여기에 내가 평소 애용하고 즐겨 써 보는 한시 한 구절 써 봅니다.

'終生不變相笑生'(종생불변상소생)이라 우리 인생 다할 때까지 변치 말고 서로 웃으며 살아요… 라고.

남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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