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대구다. 앞선 여러 번의 선거에서 대구는 새누리당의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했으니, 대구는 새누리당 후보 결정전이 본선보다 더 치열하고 그 열기 또한 뜨거웠다.
이를 빗대,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대구의 새누리당 후보 선거캠프는 당선 축하연 준비에 돌입한다는 말도 있다.
20대 총선 역시 예외는 아닌 듯하다. 공천룰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정치권의 시선은 대구로 향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발언 이후 대구에선 현역 의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예비후보자들까지 자신이야말로 '진박'(진실한 사람+친박근혜계)이라 떠들어대고 있다. 의정보고서나 총선용 명함엔 너나없이 박 대통령과 최대한 친밀해 보이는 사진이 실리고, 박 대통령의 이름 석 자가 빠지지 않는다.
진박이 난무하니, 진박 감별작업도 한창이다. 얼마 전 친박계 의원들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진실한 사람'임을 콕 집어 알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경쟁 후보의 박 대통령 마케팅에, 과거 다른 정권 때의 활약상(?)을 알려 그가 '가박'(가짜 진박)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대구는 '게임의 법칙'을 정하는 공천특위 한가운데에도 놓여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현역 의원 컷오프와 전략공천 ▷우선추천지역제 ▷결선투표 ▷국민참여 비율을 놓고 대치 중이다.
현역 의원들을 가급적 많이 뽑아내고 그 자리에 진박 후보를 심으려는 친박계는 이를 위해 컷오프와 전략공천이 필수적이고 현역에게 불리한 경선에서의 결선투표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 경선에서 국민참여 비율을 낮추고 당원투표 비중을 늘려야 기득권이 있는 현역이 어려워짐도 안다.
2014년 2월 상향식 공천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전략공천 조항을 삭제하며 대체한 우선추천지역도 친박계의 노림수다.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영남과 서울 강남지역에서도 적용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이는 'TK 물갈이'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다.
개혁적 인물이, 또는 그를 공천해 새바람을 일으키는 건 정치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명분 없이, 지역민의 의중도 확인하지 않은 채 단지 대구를 특정 계파의 기득권 보호지로 삼으려는 행태는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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