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장품 수수료 거품 中企엔 넘기 힘든 산

유명 화장품들이 소비자가격의 절반이 넘는 판매 수수료와 판촉 비용을 더한 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소기업 제품은 판매점의 높은 입점 수수료로 인해 유통 경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화장품 유통구조는 크게 프리미엄 시장(백화점, 면세점, 방문판매 등)과 중저가 시장(대형마트, 브랜드숍, 헬스&뷰티숍,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으로 나뉜다.

최근 정부 규제와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프리미엄 시장이 약세로, 중저가 시장이 강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유통 비중은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백화점 26.1%, 방문판매 24.4% 등)이 높은 실정이다. 이에 대응하고자 브랜드숍과 헬스&뷰티숍들은 가맹점을 늘리고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소비자 관심 끌기에 치중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 화장품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경로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백화점은 수입사와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입점이 사실상 어렵고, 방문판매와 다단계 등 인적판매 유통은 영업 조직을 구축하는 데만 많은 초기비용이 들어 진입 장벽이 높아서다. 브랜드숍 역시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이미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숍이 경쟁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장품 중소기업은 대형마트와 TV홈쇼핑, 헬스&뷰티숍, 온라인쇼핑몰, 소셜커머스, 화장품전문점 등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중소 화장품업체들은 이마저도 높은 판매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화장품 업계 조사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판매 수수료는 가격의 40%, 광고'마케팅 비용은 25%에 달했다. 업체별로 보면 면세점의 판매수수료가 55% 수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판매가에는 여행사가 외국인 여행객을 면세점에 안내하는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와 가이드에 지급하는 15%가량의 알선수수료가 더 붙다 보니 수수료 비중이 컸다.

대형마트를 보면 판매수수료 30% 안팎에 벤더사(중간 유통상) 수수료 7~10%까지 모두 40% 상당의 판매수수료가 붙었다. 또 헬스&뷰티숍(40%), TV홈쇼핑(38%), 백화점(35%), 소셜커머스(30%) 순으로 높은 판매수수료를 동반했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품질의 유명 화장품을 구입하고자 화장품 가격의 30~50%가량을 불필요하게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한 중소 화장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사는 많고 판매 경로는 적다 보니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가 높아지고, 이 탓에 인지도가 높고 수수료 지불 여력이 있는 대기업 화장품만 꾸준히 판매되는 추세"라며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조사들은 제품 원가를 낮추거나 소비자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등 소비자에게 피해를 떠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창업한 에이빌코리아 김형민 대표는 "중소 화장품 제조사가 이용하는 제조공장이 대기업 화장품 제조사와 겹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큰 차이가 없다. 여러 제품을 시연해 본 뒤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지출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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